[제12회 벤처지원 포럼]주제발표

<벤처캐피털의 투자 전략-도용환 STIC 사장>

 하나의 기업이 생성돼 성공하기까지에는 무수한 난관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또 1단계에 성공하더라도 그 다음 단계의 성장을 위해서는 또다른 장애요인에 부딪히게 된다.

 벤처기업의 천국인 미국과는 달리 기업경영에 있어 인프라 구축이 약한 우리나라 환경에서 벤처기업으로서의 지속적인 성장과 성공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기업 성공의 핵심요소는 기술·마케팅·재무관리의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 벤처기업의 입장에서 이러한 3요소를 처음부터 제대로 확보하고 경영을 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창업초기부터 기업 성공의 3요소를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성장 단계별로 자본시장과 연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전문가 집단이 바로 벤처캐피털이다.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은 동반자 관계다. 벤처캐피털은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벤처기업을 지원해 성공시키고 그 성공의 결과를 공유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수많은 중소기업 중 벤처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통계적으로 매우 낮다.

 벤처캐피털의 궁극적인 목표는 투자한 벤처기업의 성공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벤처캐피털은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한다.

 투자전략은 크게 4단계로 구분된다. 발굴 및 포트폴리오 구성, 기업선택 및 리스크 관리, 육성전략과 회수전략이 그것이다.

 투자의 첫번째 고려사항은 거시적인 트렌드 분석이다. 벤처캐피털은 전문적인 경기사이클 진단을 통해 전체적인 투자시기 및 방법을 조절한다. 즉 경기침체기와 활황기에 따라 투자자금 조달, 회수기간, 목표 투자수익률, 포트폴리오 구성을 조정한다. 또한 산업분야별 트렌드 분석을 통해 중소 벤처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틈새시장의 존재 유무와 지속성을 검증하고 있다.

 두번째로 투자대상 기업선택 및 리스크 관리분야다. 기업선택은 바로 벤처기업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벤처기업 경영자의 인성은 기업선택의 결정적인 요소다.

 모든 기업이 그러하지만 중소기업일수록 경영자의 도덕성, 문제해결 능력, 동반자 의식은 기업 성패의 기준이 된다. 나아가 벤처캐피털회사간의 동반자 관계 확립 및 투자리스크 축소를 위해 컨소시엄을 형성, 공동투자와 벤처캐피털별 주거래 사후관리제를 통해 투자기업에의 집중적인 지원을 하게 된다.

 투자기업의 육성은 생산기지 제공과 마케팅 지원 및 경영지원으로 구성된다. 벤처기업이 시장성 높은 연구개발(R&D)에 집중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생산관련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전문 경영인 및 스태프 지원을 통한 역할분담으로 재무·경영상의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단계별 투자전략은 궁극적으로 벤처기업가와 벤처캐피털 공히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돼 있다. 벤처캐피털은 주식공개(IPO), 인수합병(M&A), 바이백(BUY­BACK), 제3자 매각 등 상황에 맞는 다양한 회수전략을 구사해 벤처기업과 윈윈(Win ­ Win)을 도모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의 기업평가 잣대-전일선 한국드림캐피털 사장>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일반 투자자와 다른 점은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좀더 큰 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돈을 많이 버는 기업, 수익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벤처캐피털은 기업가와 사업의 유망성 등 두가지 요건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첫째, 기업가는 전문성과 정직성을 가진 사람이다. 학력과 경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과거 실적과 능력에 대한 주위의 평가, 동종업계의 인정 여부가 중요하다. 정직성도 중요하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기업가라도 정직성이 결여되면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벤처기업은 장래 유망한 분야에 주력해야 한다. 벤처캐피털은 장래의 유망한 기업에 싼 가격으로 투자하고 싶어한다. 그래야 큰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발아기로 시장형성이 덜 되었으나 3∼5년 후 수요가 만개할 비즈니스가 기업가나 투자가 모두에게 만족을 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세가지 유망 분야가 있다. 거의 독자적인 산업분야로 형성되고 있는 인터넷을 비롯해 멀티미디어·통신(특히 음성과 데이터의 복합통신), 디지털가전 등 정보통신산업, 그리고 신약·생명공학 및 환경산업 등이다.

 10여년 전 우리나라에서 벤처투자가 처음 시작될 때는 그 평가가 지금보다는 훨씬 쉬웠다. 당시 벤처프로젝트 평가의 실질적인 잣대는 선진국 특히 미국의 선례였다. 미국에서 돈을 많이 벌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시차만 있을 뿐 당연히 성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로 투자하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선진국과 우리나라 사이에 과거와 같은 시차현상이 줄어들어 이제는 몇개월에 불과하거나 거의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산업이 그렇고 무선통신·네트워크 등 정보통신분야가 그렇다. 특히 CDMA기술을 이용한 전국적 규모의 PCS상업 서비스가 그 실례다.

 이제 벤처기업의 평가기준은 「세계경쟁력」으로 바뀌어야 한다. 과거 수입대체가 필요했던 시대에는 우물안 경쟁력으로도 돈을 벌 수 있었으나 이제는 국내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도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세계경쟁력이란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는 벤처기업이 각광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기업가와 마찬가지로 벤처기업가도 현재의 경제여건·사회환경에 기초해 사업을 구상해야 한다. 벤처는 3∼5년 후의 큰 수확을 위해 지금 투자하는 것이므로 3∼5년 후의 경제상황·사회환경을 예측해야 한다. 장래의 경제·사회적인 전제조건의 설정이 극도로 어려운 작업이지만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장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업가와 투자자는 공동의 이익을 위한 장기적 동반자 관계다. 공동의 파이를 서로 협력해 최대한으로 키워야 지분율에 따른 이익이 최대화된다. 이런 의미에서 특히 벤처기업가는 정직성이 요구되며 회사의 좋은 면뿐 아니라 어려운 점을 털어놓아 같은 배에 탄 벤처기업가와 벤처캐피털리스트가 합심해 태평양을 항해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