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용 새 기록매체 "광자기디스크" 뜬다

 디지털카메라의 기록매체로 현재 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컴팩플래시」 「스마트미디어」 등 메모리반도체다. 최근에는 미국 IBM제의 1인치 크기 하드디스크장치 「마이크로드라이브」를 채용하는 업체도 등장해 매체가 보다 다원화된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대용량을 특징으로 하는 디지털카메라용 기록매체가 새롭게 등장, 이 시장의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관련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올림퍼스광학공업, 산요전기, 히타치막셀 등 일본의 3개 업체가 공동으로 개발한 2인치 크기의 광자기디스크 「iD」가 그것. 최대 기록용량이 730MB로 마이크로드라이브(340MB)나 컴팩플래시(160MB), 스마트미디어(64MB) 등을 월등히 앞선다.

 iD가 이처럼 대용량을 지니는 것은 평방인치당 기록밀도가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램의 약 두 배에 상당하는 4.6기가비트나 되는 광자기디스크 규격 「AS­MO(Advanced Storage Magneto­Optical)」 기술을 채용하기 때문이다.

 AS­MO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미국 및 유럽 등지의 16개 관련 제조업체가 참가하는 조직에서 제정한 규격이다. 이 규격 책정에 핵심 역할을 해온 기업은 일본의 올림퍼스광학, 산요전기, 샤프, 히타치막셀, 소니, 히타치제작소, 후지쯔 등과 네덜란드의 필립스, 미국의 이메이션 등 9개사다. 나머지 7개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일본의 도소, 하이위트테크놀로지, 마쓰시타전기산업, 미쓰비시화학, 미국의 LSI로직 등이다.

 사실 iD는 AS­MO 기술을 최초로 제품화한 것이다. 데이터 기록에 레이저광과 자기헤드를 병용하는 레이저 펄스 자계(磁界)변조방식, 데이터 재생에서 레이저광의 빔 스폿보다도 작은 기록마크(mark, 표시)를 읽어내는 자기초해상(超解像) 기술 등을 사용해 기록밀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디스크 직경은 본래의 AS­MO 사양과 다르다. AS­MO 사양에서는 디스크 직경이 12㎝로 돼 있지만 iD는 디지털카메라의 크기를 감안해 2인치형(직경 50.8㎜)으로 축소변경했다. 콤팩트형 카메라와 크기가 거의 같은 디지털카메라의 경우 높이가 약 65㎜이다. 디스크를 집어넣은 카트리지 공간을 고려하면 직경을 50㎜ 정도로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정도 크기의 디스크에서 AS­MO 기록방식을 응용하면 기록용량이 730MB가 된다.

 기록용량이 730MB인 매체에서는 200만화소 정도의 정지화면(1장 400KB)이라면 약 1800장, 초당 30프레임에서 320×240화소인 동영상의 경우는 부호화 속도를 초당 4.8메가비트로 해 약 20분간 기록할 수 있다.

 iD에 대응하는 디스크와 장치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상품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D장치는 올림퍼스광학과 산요전기에서 내놓을 예정인데, 당분간 그 크기는 68×70×25㎜ 정도로 마이크로드라이브(42.8×36.4×5㎜), 컴팩플래시(42×36×3.3㎜), 스마트미디어(45×37×0.76㎜) 등보다 크게 할 계획이다.

 또 가격은 아직 공개돼 있지는 않으나 한 관계자는 「디지털카메라가 10만 이하가 아니면 시장에서 통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실정에 맞출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산요전기와 올림퍼스광학에서는 이미 iD장치를 내장한 디지털카메라도 개발중이다. 아직 제품의 특징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730MB나 되는 대용량을 활용해 동영상 기록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디지털카메라 제조업체는 장래 캠코더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된다.

 디스크는 히타치막셀에서 판매할 예정인데, 그 가격은 플래시 EEP롬 내장 메모리카드 수준으로 할 방침이다. 따라서 장당 3000엔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디지털카메라업계에서는 올림퍼스광학이 약 20%의 점유율을, 산요전기가 30% 정도의 점유율(OEM 공급분 포함)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2개사의 iD 채용 결정은 다른 디지털카메라 업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교세라, 코니카, 미놀타, 리코 등은 iD 규격을 지지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