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리겠습니다. 하반기부터 달라진 바안코리아의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달부터 바안코리아의 사령탑을 맡은 이은경 신임 사장(46)은 조직을 재정비해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에서 새롭게 도약하겠다고 다짐했다.
네덜란드의 ERP 업체인 바안이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것은 지난 97년 7월. 2년 넘게 사업을 전개했으나 세계적인 명성에 비해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국내 총판업체를 인수하는 형태로 설립하면서 생긴 갈등과 조직내 불협화음을 해결하지 못한 것도 한 이유다.
바안코리아가 두달 동안의 경영 공백에 종지부를 찍고 한국IBM 출신의 영업 베테랑인 이은경씨를 사장으로 영입한 것은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은경 사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사장을 맡게 됐지만 직원들이 힘을 모으면 곧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이러한 낙관론을 실현하기 위해 채널 영업 강화를 처방전으로 내놓았다.
그는 『ERP는 제품 특성상 채널과의 협력 없이 사업을 전개할 수 없다』며 『그렇지만 제휴관계가 그대로 공동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무작정 채널을 늘리기보다 소수정예 채널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하드웨어 업체라도 IBM과 HP의 전문분야는 다르다. 이은경 사장은 이처럼 업종별, 솔루션별로 가장 적합한 하드웨어, 컨설팅 업체와 공동으로 시장을 만들어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통적으로 강세인 전자·항공·자동차 등의 분야는 물론 중견·중소기업 시장에도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바안코리아는 중소기업용 ERP에 대한 한글화 작업을 연말까지 마칠 계획이다.
이은경 사장은 본사의 투자 확대에 걸맞게 2년 안에 바안코리아의 매출을 지금의 3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