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비D램 분야의 설비투자액을 큰 폭으로 늘려 잡고 있다.
「전파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D램사업에 비중을 둬 온 반도체 업체들은 설비투자액을 지난해에 비해 낮춰 잡거나 당초 계획안의 투자내용을 조정하는 한편 플래시메모리 등 비D램에 주력하고 있는 업체는 공격적인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는 최근 휴대폰을 비롯해 통신·네트워크 관련 시장 및 디지털 가전 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마이크로컨트롤러(MCU)나 플래시메모리, 통신용 대규모집적회로(LSI) 등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범용 D램사업에서 철수키로 한 후지쯔는 올해 설비투자액을 당초 계획보다 250억엔 가량 많은 900억엔으로 늘려 잡고 플래시메모리 및 MCU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후지쯔는 미국 후지쯔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그레셤 공장의 64MD램 라인을 통신용 LSI 및 플래시메모리용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일본에 있는 이와테공장(이와테현 소재)에서도 D램 대신 MCU 및 플래시메모리를 생산키로 했다.
특히 미국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와의 합작회사인 후지쯔AMD세미컨덕터에서 플래시메모리의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갈륨비소IC 등 화합물 반도체 전문회사인 「후지쯔컨텀디바이스」 및 첨단 시스템LSI를 생산하는 미에공장의 생산능력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시스템LSI를 핵심 품목으로 육성하고 있는 마쓰시타전자공업도 최근 올해 450억엔의 설비투자를 계획했으나 최근 이를 상향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쓰시타는 도나미공장(도야마현 소재)의 0.15㎛급 최첨단 생산라인에 대한 설비투자를 늘려 이 공장의 신축라인을 내년 4월부터 풀가동할 계획이다. 또 오카야마공장(오카야마현 소재)에서는 휴대폰 및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용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갈륨비소 디바이스의 생산량을 늘리고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상하이 등 해외 공장에도 설비투자를 확대한다.
롬은 올해 말부터 내년 여름에 걸쳐 일본 및 세계 각지에 있는 공장의 설비를 확충하기로 하고 연결 설비투자액을 회기 초에 계획한 440억엔보다 140억엔 가량 많은 580억엔으로 확대했다. 롬은 특히 내년 4월부터 반도체 시장이 올해 이상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내년도에는 설비투자액을 더욱 높여 잡을 계획이다.
샤프도 주력제품인 플래시메모리의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IC후쿠야마사업본부 제4공장의 생산공정을 기존의 0.25㎛급에서 0.18㎛급으로 교체해 생산능력을 보강할 방침이다. 샤프는 현재로서는 당초 계획한 391억엔 내에서 설비투자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플래시메모리의 수요가 2000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데 이어 앞으로는 플래시메모리 단품뿐만 아니라 응용제품 분야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발표한 바 있어 설비투자액은 대폭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