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디지털 기술이 우리 전통문화를 되살린다.
박물관 한켠에서 홀로 외로이 세월을 쌓아가고 있는 해묵은 고서에서부터 전통도자기, 의복, 국보급 보물이나 유적 등이 사이버 세상에서는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돼 후세 교육이나 문화재 활용 측면에서도 그 빛을 발할 전망이다.
3차원 그래픽과 가상현실 기술을 사용해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등 각종 유적지의 내부 속까지 샅샅이 컴퓨터를 통해 살펴 볼 수 있다. 곧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각종 유물들을 디지털화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 영구적으로 자료화하고 인터넷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한국유물에 관심있는 전세계 학자들에게 자료로 제공할 수도 있다.
이미 「조선왕조실록 국역본」이나 「한국의 전통춤」 「동양고전」 「왕도의 비밀」 등 전통문화와 관련된 CD롬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미륵사지석탑이나 에밀레종 같은 우리 민족 고유의 유산들을 소리·사진·동영상 등의 자료로 남기는 작업들이 학계와 유관기관의 협조하에 진행되고 있다.
또 「발해사」 「팔만대장경」 「고려사」 같은 한국의 역사를 다룬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전통문화를 디지털화해 후세에 전하려는 노력은 이미 선진국에서 먼저 시도됐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는 미켈란젤로 벽화로 유명한 바티칸의 시스티나 예배당을 비롯해 다비드상 등 그의 우수한 조각품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미켈란젤로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3차원 입체기술이 도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다양한 시뮬레이션기술을 이용해 현실감나게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이버세계는 각국의 문화유산들과의 거리를 좁혀줌으로써 다양한 세계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