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창간17주년> 교육.. "백년대계" 기본틀이 바뀐다

 사이버 교육이 사이버 세상을 이끌어내고 있다.

 요즘 전자상거래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일반인들이 생활주변에서 「사이버 쇼핑」이라는 새로운 맛을 경험하고 있지만 아직 사이버 교육만큼 체계적이고 포괄적으로 사이버 세상을 느끼게 하지는 못한다. 사이버 교육은 현재 대학가에서 초·중등학교, 일반 학원 그리고 기업이나 관공서의 연수 등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이제 더이상 교실에서 분필가루를 날리지 않아도 되는 교육시스템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대학의 경우 몇몇 학교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독자적으로 가상대학을 일궈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정보통신부가 정보통신 전문교육을 효율적으로 실시하는 인터넷상의 사이버 대학을 설립하겠다고 나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정통부는 15억원을 지원해 정보통신 사이버 대학을 설립하고 내년 봄학기부터 강의를 개시한다는 일정아래 최근 25개 신청대학을 심사해 14개 대상학교를 선정했다. 그리고 현재 참여대학협의회를 구성하고 코스웨어 개발 및 정보통신 사이버 대학 운영방안 등을 협의중이며 연말까지 14개 선정학교와 협약을 체결하고 멀티미디어 코스웨어를 개발할 계획이다.

 초·중등학교 사이버 교육은 아직 대학처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일부 학교가 학내 전산시스템을 활용해 스스로 사이버 교육 환경을 조성하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 외에는 범국가적 차원에서의 체계적인 접근조짐은 없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인천시 교육청이 사이버 교육에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목된다.

 인천시 교육청은 초등학교 4개교, 중학교 4개교, 고등학교 2개교 등 관내 10개교를 사이버 교육 선도학교로 지정해 학교당 10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초등학교는 학년 단위로, 중학교는 교과 단위로 해서 각 선도학교가 주된 분야를 선정하도록 하고 이들이 학교 현장에서 필요한 각종 교육정보를 총괄해 수집, 가공한 후 홈페이지에 탑재,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교육자료를 누구든지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사이버 학습자료를 활용한 교수 학습 방법을 모색하고 이를 각급 학교에서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기업 및 금융기관, 관공서 등 학교 이외의 집단에서도 사이버 교육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삼성·현대·LG·SK 등 대그룹사를 중심으로 사내연수 등에 사이버 교육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머지 않아 기업체 임직원 교육의 핵심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그룹의 경우 「사이버 유니버시티」를 운영중인데 온라인 교육과정만 해도 115개에 달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6만명의 직원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도 올들어 금융과 유통, 서비스업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마케팅·회계 등의 사이버 강좌를 개설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LG그룹은 사이버 교육시스템을 개설, 운영하면서 올해 2000명을 교육시킬 예정이다. 금융기관인 한미은행은 직원들의 업무연수와 업무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그룹웨어를 이용한 온라인 자율학습시스템인 「한미 사이버 아카데미」를 지난달에 구축했다.

 교사나 공무원들의 연수교육에도 사이버 강의방식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최근 서울시 교육청은 온라인 교육서비스 업체와 함께 「온라인 교원 정보화 연수(인터넷 입문)」과정을 마련, 약 200명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정보화 연수를 실시했는데 3박4일의 통상적인 집체연수 때보다 호응도가 높아 이를 더욱 확대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사이버 학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곳이 삼성SDS가 최근 개설한 유니텔 사이버 학원이다. 이 회사는 PC통신을 이용해 양방향 음성강의를 제공하는 사이버 학원 시범서비스를 실시중인데 원격강의시스템을 갖추고 「디지털 화이트보드」라고 불리는 전자칠판과 실시간 음성·영상 송수신장치를 이용해 재택수업 환경에 접근하고 있다.

 학생들은 모니터를 통해 HTML 문서로 제작된 학습교재를 보면서 강의를 듣고, 강사는 전자펜으로 판서를 하면서 음성으로 강의를 진행한다. 학생들은 언제든지 질문이 있을 때 문자채팅 또는 음성으로 궁금증을 풀 수 있다. 강의가 끝나면 예습·복습을 위한 웹문서 강의교재와 평가문제를 받게 되고 질문방(게시판)으로 가서 메일이나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강사로부터 답장을 받게 된다.

 한국통신하이텔은 「하이텔 사이버 교실」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달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함께 서울·경기·인천 지역 150여 학교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교실 운영교육을 실시한 데 이어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같은 사이버 교육은 누구든지 인터넷이나 PC통신 등 정보통신 매체를 이용해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원격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내용의 하나로 담고 있는 「평생교육법」이 내년 3월 1일부터 시행됨으로써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여기에 의원입법으로 상정된 「가상교육법안」이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사이버 교육은 법적으로 그 기틀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이버 교육의 확산은 이제까지의 교육체계를 통째로 바꾸어놓음은 물론 직장에 다니면서, 또는 가사를 보면서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석·박사 학위를 딸 수 있는 날을 앞당길 것이 분명하다.

<이윤재기자 yj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