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팅과정 없이 전원을 넣는 즉시 작동하는 PC환경(온나우 기능)이 보편화되고 있다.
대우통신·삼보컴퓨터 등 주요 PC제조업체들은 TV처럼 바로 켜고 끌 수 있는 온나우 기능을 채택한 PC를 잇따라 개발해 양산체제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온나우 기능은 PC전원을 꺼놓은 상태에서도 주기판의 메모리램에 미세 전류가 흘려 시스템정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기술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PC전원을 다시 켤 경우 별도의 부팅과정 없이 최종 PC사용환경이 수초 이내에 바로 재현되는 장점 때문에 온나우 기능은 차세대 「이지PC」의 핵심개념으로 등장하고 있다.
온나우 기능을 구현하려면 주기판과 파워서플라이, 소프트웨어 운용체계까지 수정작업이 필요하며 메모리램의 시스템정보 유지를 위해 PC상시 전력소모량이 다소 증가하는 등의 문제가 있으나 전문가들은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국내외 PC업계 전반에 온나우 기능이 일반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통신(대표 강병호)은 최근 발표한 신개념 PC 「룩소, 네틴」에 온나우 기능을 실용화시킨 데 이어 오는 연말부터 자사의 데스크톱PC 기종 대부분에 온나우 기능을 기본 채택할 예정이다. 대우통신은 켜는 즉시 사용 가능한 온나우 기능을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앞서 상용화시킬 경우 가격요소 외에 뚜렷한 기능상 차이가 없던 국내 PC시장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이달부터 미국 HP사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는 PC 2개 기종에 자사 최초로 온나우 기능을 도입한 상태다. 삼보컴퓨터는 이들 수출용 PC모델 이외에도 오는 11월부터 내수시장에 출시할 인텔 810칩세트 기반 저가형 PC모델부터 온나우 기능을 점차적으로 도입해 PC사용환경의 편의성을 크게 높일 예정이다.
현대멀티캡(대표 최병진)은 지난 6월부터 금융권, 행망용 PC로 생산되고 있는 자사의 PC 전기종에 온나우 기능을 채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시스템 안정성을 위해 개별 업그레이드 수요가 적은 사무용 PC에만 온나우 기능을 시험 도입한 상태지만 내년부터는 유통시장용 PC모델에도 온나우 기능을 적용할 방침이다.
또 성일컴퓨텍(대표 이규서)도 올해안에 온나우 기능을 실용화한다는 목표로 관련 PC부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온나우 기능 구현에 적합하도록 2가지 전력공급이 가능한 파워서플라이와 주기판을 다음달까지 개발, 국내 조립PC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며 자사의 PC모델 상위 기종부터 온나우 기능을 구현할 방침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