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말 IMF체제 진입 이후 1년간 국내 게임시장은 신생분야인 온라인 게임을 제외하고는 여타 오락·엔터테인먼트 산업처럼 불황을 면치 못했다.
97년 350억원에 달했던 PC게임시장은 98년엔 전년보다 15% 이상 감소, 간신히 300억원대를 유지하는 데 그쳤으며, 1000억원대에 달했던 가정용 비디오 게임과 4500억원대에 달했던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시장 역시 각각 30%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설상가상으로 유통업계의 연쇄부도가 잇따르면서 개발사와 제작사들이 큰 타격을 받아 게임시장은 최악의 국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IMF체제는 외산제품의 국내 반입이 둔화된 데 힘입어 국산 게임이 상대적으로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특히 외산제품의 비중이 80∼90%에 달하는 가정용 비디오 게임 및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시장에서 저렴한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은 국내 개발사들은 두각을 나타냈다.
PC게임시장도 PC게임방의 등장으로 중요한 전기를 맞았다. 양산된 IMF실직자들이 PC게임방 창업대열에 대거 참여하고, 「스타크래프트」라는 대작이 때맞춰 출현한 데 힘입어 99년 상반기 PC게임시장은 작년 같은기간보다 60% 이상 성장했다.
반면 비디오 게임시장은 수요를 이끌어갈 신제품과 전용타이틀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여전히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시장은 PC게임방에 고객을 빼앗기면서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달리 정보통신 인프라의 대중화와 이에 따른 콘텐츠 수요 급증에 힘입어 온라인 게임시장은 98년 50억원대로 신장했으며 올해는 100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체 수 역시 98년 20여개에서 올 연말에는 50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년말부터는 넥슨·NC소프트·마리텔레콤 등이 미국시장에 진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설 정도로 빠른 성장속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최근 들어선 3D게임을 중심으로 장르가 다양화하는 추세다.
이처럼 명암이 교차하는 상황속에서 오는 2000년 국내 게임시장은 전체적으로 올해보다 10%가량 신장한 7000억원대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2만여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컴퓨터 게임장(전자오락실)과 PC게임방의 영업매출까지 합치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2조원대를 웃돌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게임기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폐지되거나 대폭 완화될 경우 가정용 및 업소용 게임기시장도 성장국면으로 반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적으로 조망해 볼 때 2000년 국내 게임시장은 전반적으로 활성화하는 가운데 PC와 온라인 게임시장이 가정용과 업소용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 국내 프로테이프 시장은 전반적인 경기 활황으로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여용 비디오 시장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고, 판매용 비디오(셀스루)시장도 본궤도 진입을 앞두고 수요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산업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바닥경기를 맴돌던 대여용 시장이 모처럼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여 적어도 2∼3% 성장률 달성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게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이와 달리 비관적인 견해도 없지는 않다. 98년 프로테이프산업이 전년대비 16% 감소했고 올해도 계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진 것이라고 진단하는 이도 많다. 이들은 그 근거로 게임업계의 활황과 컴퓨터가 널리 보급됐다는 점을 꼽고 있다. 특히 일부 관계자들은 게임업의 활황이 비디오 시장을 크게 위협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는 비디오산업의 성장궤도 재진입은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의 시황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DVD는 대여용 시장뿐만 아니라 판매용 시장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건은 하드웨어 보급인데, 가전 제조업체들이 앞다퉈 저가제품의 출시를 서두르고 있고, 컴퓨터업체들도 DVD플레이어를 2000년을 기점으로 대거 장착할 계획이어서 보급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7%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비디오 시장은 오는 2000년을 기점으로 하향곡선에서 벗어나 플러스 성장의 상향 곡선으로 반전하게 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기대 섞인 전망이다.
<영상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