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iBiz 19> 물류체계 혁신 급하다

 산업활동의 젖줄, 물류가 인터넷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로 등장하고 있다.

 효율적인 물류체계 구축이 개별기업의 범위를 넘어 국가차원의 산업경쟁력이 된다는 점에서 이미 기업간(B­B) 전자상거래(EC) 분야에서는 그 중요성이 절대적이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탄탄한 배송체계가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 향상 및 가격경쟁력을 제공하는 핵심요소로 인식되면서 인터넷 쇼핑몰 등 기업 대 소비자간(B­C) EC 시장에서도 크게 부각되고 있다.

 올들어 국내에서도 인터넷 쇼핑몰 시장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이에 따른 물류산업의 위상변화는 특히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우선 EC시장 확대에 따른 산업적 지위 강화추세를 주목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건설CALS협회 권오경 부회장은 『EC는 전통적인 중간 유통경로를 크게 줄이고 기업과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상거래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물류산업은 전체 EC시장의 핵심분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EC 성장과 맞물려 물류, 특히 택배산업은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해왔다. 국내 택배업의 경우 최근 몇년 동안 매년 2배 가까이 늘어나는 신장세를 보였다. 전경련 산하 자유기업센터는 「99년 한국의 시장」이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5년간 택배시장은 연평균 85%의 성장률을 기록, 지난해는 9370억원 규모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거대 자본력과 글로벌 네트워크, 최신 정보기술 등을 무기로 한 물류전문기업들의 대형화 추세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전체 EC시장의 90%를 소화하는 미국의 경우 이미 DHL·UPS·페덱스 등 물류기업(일명 제3자 물류)들의 대형화가 가속되고 있으며 「정시 맞춤배달」 「직접 들고 가는 것보다 안전합니다」 등의 구호로 전세계 소비자들 사이를 파고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들 다국적기업의 진출과 함께 대한통운·현대물류·한진택배 등 대기업 3사가 전체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점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EC가 판매자·소비자 사이의 간극을 줄이면서 대형 인터넷쇼핑몰 업체들의 물류사업 강화 움직임도 주목된다. 제3자에 의존하지 않고 물류를 직접 챙김으로써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고 택배비용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한솔CSN은 인터넷쇼핑몰 업체로서는 드물게 자체적인 대형 물류센터를 확보해 운영중이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물류센터를 통해 물품을 직배하고 있으며 그 이외의 지역은 전국 14개 배송센터가 해결한다. 특히 한솔CSN은 로지스클럽(www.logisclub.com)을 통해 인터넷 기반의 다양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물류정보화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인터파크는 서적·음반 등 문화유통부문을 신규사업으로 확장키로 하고 최근 서울 신도림동에 자체 물류센터를 건축중이다. 이는 곧 서적전문 쇼핑몰인 「북파크」와 연계될 예정이다.

 제일제당 계열 물류업체인 CJ­JLS는 자사 물류시스템과 모회사인 제일제당의 「CJ숍(www.cjshop.co.kr)」 인터넷 쇼핑몰을 연계, 통합관리할 수 있는 상거래서비스제공업(CSP)을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회원등록·지불처리·택배시스템 연계·주문처리 등 업무지원시스템을 재개발, 오는 연말경 선보이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아직도 국내 물류환경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산업경쟁력도 해외업체들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인터넷 등 정보기술을 활용해 업체간 유통공급망관리(SCM) 구축, 글로벌 EC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통관제도 개선방안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