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가격급등과 대만 경쟁업체 생산차질 등으로 호황을 구가하면서 반도체 호황이 초래하는 착시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28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까지 반도체 수출액이 120억9000만달러어치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893억1000만달러의 13.53%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반도체 수출비중은 반도체가 사상최대 호황을 구가하면서 우리 경제 전체에 장밋빛 전망을 더해주던 지난 95년의 14.15%에 바짝 다가섰다.
반도체산업은 90년대 들어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으로 자리잡으면서 반도체 경기가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
그러나 반도체 단일품목에 의존하는 정도가 너무 커지는 바람에 경제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전체적인 경기상황을 판단하는 데 있어 착시현상을 가져올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는 지적이다. 반도체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다른 부문으로의 파급효과가 낮은 산업이어서 반도체 경기가 호조를 보인다고 해서 다른 부문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이다.
LG경제연구원은 반도체 수요가 1원 늘어났을 때 산업 전체적으로 생산을 유발하는 생산유발효과는 1.2원으로 제조업 평균(2.0원)에 크게 못미치고, 고용유발효과도 반도체 생산 10억원당 10명으로 제조업 평균(30명)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실제 지난 95년 반도체가 초호황을 누리고 있을 때 중소기업이나 소외업종은 생산감소와 부도증가 등 불황이 계속되는 등 경기양극화가 진행됐으나 전체적인 경기지표가 좋게 나오는 바람에 주목받지 못했던 바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