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 전사적자원관리(ERP) 바람이 불고 있다.
대우 건설부문·현대건설이 최근 ERP를 구축한 데 이어 현대산업개발·대림건설·SK건설·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업체도 잇따라 ERP의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들 건설업체는 시공 및 프로젝트, 원가에 대한 관리를 더욱 효율화해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다른 업종에 비해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회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ERP를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대형 건설업체들 사이에 ERP를 적극 도입할 움직임이 일자 SAP코리아를 비롯해 한국오라클·바안코리아 등 주요 ERP업체들은 저마다 이 업종에 적합한 솔루션을 앞세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주 SAP코리아·한국오라클·바안코리아 등의 ERP업체를 대상으로 제품을 시연토록 해 곧 사업자 선정작업에 착수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또 대림산업은 기존 정보화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ERP를 도입키로 잠정 결정하고 이르면 올 연말께 제품 및 공급업체를 선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경영혁신을 위해 ERP를 도입키로 했으며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K건설은 최근 내부 사정으로 ERP 도입을 일단 유보했으나 경쟁사들의 행보에 맞춰 ERP 도입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회사에 앞서 현대건설과 대우 건설부문은 이미 ERP를 구축, 건설업종의 ERP 도입붐에 불을 지폈다. 현대건설은 최근 재무 및 관리회계, 구매 및 재고관리, 자산관리, 프로젝트 관리, 자금관리 등 전분야에 걸쳐 「SAP R/3」에 기반한 ERP를 구축, 가동에 들어갔으며, 대우 건설부문도 부분적으로 재무회계분야에 「SAP R/3」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이같은 대형 건설업체의 ERP 도입은 건설관련 업체로 확산될 전망인데 건축외장 마감재 생산업체인 대종건영은 최근 생산 및 재고관리와 신속한 의사결정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SAP R/3」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SAP코리아는 현대건설·대우건설·대종건영 등의 프로젝트를 수주해 시장을 점했다고 보고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에 맞서 한국오라클·바안코리아는 하반기중 발생할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해 SAP코리아를 견제한다는 전략이어서 하반기 건설업종의 ERP 수요쟁탈전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