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제품의 소형·경량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무거운 철판 대신 플라스틱 소재만으로 제작된 PC케이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PC케이스는 전면부만 플라스틱, 나머지 부분은 철판소재로 만든 박스형 제품이 사실상의 표준이었으나 최근들어 TV나 라디오처럼 외장 전체를 플라스틱 수지로 마감한 PC케이스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대우통신(대표 강병호)은 이달초 선보여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관심을 끌었던 차세대 이지PC기종 「룩소·네틴」에 플라스틱 PC케이스를 채택했다. 대우통신은 단 두개의 ABS수지 사출물로 구성되는 플라스틱 PC케이스가 분해·조립이 간단하고 PC무게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자체 평가하고 내년에 출시할 신형 PC모델부터 가벼운 플라스틱 PC케이스의 채용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성일컴퓨텍(대표 이규서)은 정부의 인터넷PC사업을 겨냥해 출시한 보급형 PC 「뉴프라이드」 시리즈에 자사 최초의 플라스틱 PC케이스를 채택했다. 성일컴퓨텍은 여러 PC업체가 거의 동일한 가격대와 제품사양으로 경쟁하는 인터넷PC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확실한 디자인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철제 PC케이스에 비해 부드러운 곡면디자인을 구현하기 쉬운 플라스틱 PC케이스를 자체 개발,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PC케이스 전문업체들도 새로운 시장수요에 따라 플라스틱 PC케이스를 잇따라 개발하고 있다. 가남전자(대표 최세진)는 다음달부터 자사의 철제 PC케이스인 「밀레니엄」과 「KN920」 시리즈를 플라스틱 PC케이스로 개조해 판매할 예정이며 이밖에도 금강케이스의 「나비」, 디스미디어의 「디스700, 710」 등 PC 외부를 사출공법으로 찍어낸 플라스틱 PC케이스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이처럼 플라스틱 PC케이스 보급이 증가하는 추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PC 디자인이 복잡·정교해지면서 자유로운 성형사출이 가능하고 색상구현이 편리한 플라스틱 소재의 장점이 부각된 탓으로 분석한다. 또 공책만한 콤팩트PC가 출현함에 따라 PC케이스 강성을 위해 금속소재를 채택할 필요성이 감소한 점도 플라스틱 PC케이스 보급의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PC케이스업계의 한 설계담당자는 『플라스틱 PC케이스는 사출과정에서 정확한 규격을 맞추기 힘들고 별도의 전자파 차폐벽이 요구되는 등 대중화에 어려운 점이 있으나 뛰어난 외형 디자인과 PC경량화에 효과가 높아 내년 상반기께는 소형PC기종 대부분에 채택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