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영상사업 속속 철수

 대기업 계열 영상업체들이 잇달아 시장에서 퇴출하거나 외국기업에 매각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상시장에 앞다퉈 참여한 대기업들이 슬림화 작업의 일환으로 계열 영상업체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새한그룹은 최근 별도 계열사인 디지탈미디어의 법인청산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직원들에 대한 일괄사표 등 이 회사의 법인청산을 위한 정산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새한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외주물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신규로 추진한 판매용 비디오 사업이 지지부진, 적자누적을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밝히고 『영상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일부 사업팀의 경우 주력사인 (주)새한으로 옮길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금 28억원으로 지난 94년 설립된 디지탈미디어는 IMF 이후 급격한 매출감소로 경영난을 겪어 왔으며 올들어 외주물량도 크게 감소, 자본잠식 위기에 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도 현대방송에 대한 법인청산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방송은 이에 따라 지난 1개월 사이에 대대적인 감원을 단행했으며 방송과 관련한 일부 핵심부서를 제외한 사업팀들을 완전 해체한 것으로 밝혀졌다.

 동아그룹도 올해 영상사업에서 완전 철수한다는 방침 아래 계열법인인 동아TV를 벤처기업인 인터파크에 매각하고 계열 음반제작사인 다비컴을 분사했으며, 삼성그룹도 최근 별도법인인 프로테이프 제작사 스타맥스를 일본 오메가 프로젝트사에 매각했다. 삼성은 곧 영화사업 부문도 추가로 정리, 영상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진로그룹도 계열 케이블 방송인 GTV의 매각을 추진중이다. 현재 음반기획사인 S사와 양수도 협상을 벌이고 있는 진로는 매각협상을 조기에 끝내 구조조정을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같은 대기업들의 움직임에 대해 영상업계는 『앞다퉈 영상시장에 뛰어들었던 대기업들이 하나같이 구조조정의 표적을 영상기업 정리에 맞추고 있다』면서 『사업정리나 매각은 기업들의 자유지만 외국 영상업체와 시장 역학관계 등을 고려하는 성숙한 자세가 아쉽다』며 대기업들의 잇단 영상사업 철수에 따른 「힘의 공백」을 우려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