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전문업체인 BTC정보통신이 오는 연말 키보드생산 세계 5위권 진입을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BTC정보통신은 올해초부터 추진해온 생산라인 증설계획이 오는 12월로 마무리됨에 따라 현재 월 40만대 수준인 키보드 생산능력이 130만대 이상으로 늘어나게 돼 NMB, 미쓰미 등 세계 시장 선두업체와 대등한 규모를 갖출 전망이다.
상당수 PC 주변기기 제조업체들이 국내에 있는 생산시설을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동남아 지역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BTC정보통신이 막대한 시설투자로 국내 생산능력을 3배 이상 늘려가는 배경에는 한국 키보드산업의 미래에 대한 신영현 사장(49)의 낙관론이 자리잡고 있다.
창업 이래 무차입 경영을 지향해온 BTC정보통신은 지난 8월말 부채율 0%라는 진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대만지진 여파로 중국산 저가 키보드 생산감소가 예상되자 국내외 시장에서 더욱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신영현 사장은 『키보드산업은 단순한 저부가가치 조립업종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인간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핵심인터페이스로서 키보드의 잠재가치를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현 사장을 만나 BTC정보통신의 사업계획을 들어봤다.
-키보드 생산시설을 대폭 확장한 이유는.
▲올해초 미국의 대형 PC 조립업체로부터 대규모 키보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국내 경제상황이 아직 어려운 시기였기 때문에 시설투자를 다소 망설였지만 향후 세계 시장의 흐름으로 보아 월 100만대 이상의 양산규모를 갖추지 못하면 몇년 안에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대만지진 여파로 세계 키보드시장의 수급상황에 일부차질과 5∼10% 정도의 소비자가격상승이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시기적절한 투자였다고 판단됩니다.
-키보드산업의 미래상에 대해 전망한다면.
▲PC 사용자를 관찰해보면 알겠지만 인간과 접촉하는 곳은 오직 키보드와 마우스뿐입니다. 정보산업시대에서 손으로 인간의 욕구를 컴퓨터에 전달하는 기본도구이자 인터넷으로 가는 첫번째 관문으로서 키보드의 위치는 앞으로도 20년 동안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이미 미국의 일부 PC 업체들은 기능성 키보드로 신종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새로운 디자인과 부가기능으로 개선된 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키보드 산업자체의 수익성도 크게 좋아지는 추세입니다.
-내년도 영업전략을 소개한다면.
▲최근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누드형 패션키보드와 함께 USB키보드, 무선키보드 등 기능성 키보드의 수출물량을 늘리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또한 기능별 제품에 따라 독자적인 상표로 마케팅을 펼치는 멀티 브랜드전략으로 세계시장에서 고급이미지를 구축해나갈 계획입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