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부품 국산화 "가속페달"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동통신 고주파(RF)부품의 국산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는 우리가 세계 최초로 CDMA의 상용화에 성공, 이동통신서비스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데 크게 힘입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중계기의 경우 모뎀과 고전력 증폭기(HPA), 선형 증폭기(LPA) 등을 제외한 75% 이상이, 기지국도 70% 이상은 국산부품을 장착하고 있다. 단말기의 경우 일부 칩을 제외하고는 국산부품이 들어가 있다.

 업계에서는 RF용 커넥터를 비롯한 필터·트랜시버·저잡음증폭기(LNA) 등은 이미 국제적인 기술수준에 도달해 있고 안테나와 전압제어발진기(VCO), PLL(Phase Lock Loop), 유닛 등도 빠른 기술 축적으로 세계적인 수준에 육박해 있으며 모뎀과 HPA, LPA 등은 아직 이에 못미치고 있지만 집중적인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변상기 수석연구원은 『짧은 산업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내 RF부품 산업은 장족의 발전을 해왔다』면서 『90년대 초만 해도 전문가가 없어 업체마다 개발에 애를 먹었는데 최근에는 대학과 연구소 등에서 전문적으로 공부한 인재들이 속속 산업계에 진출,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어 향후 기술개발은 더욱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에따라 기술을 앞세운 전문업체들도 속출했다.

 KMW는 세계 최초로 스위처블 컴바이너를 비롯, 필터·스위치 등을 연이어 개발해 30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97년에는 이 회사의 필터가 그해 세계 15개 RF부품 품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라믹을 이용한 공진기와 필터·GPS안테나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원은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많이 알려져 있으며 통합모듈을 개발해 루슨트테크놀로지 등 세계적인 이동통신업체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마이크로통신도 RF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업체들은 초기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자통신연구원 등 산하 연구소와 공동으로 제품 국산화를 추진해 왔으며 최근에는 독자적으로 신제품 개발에 뛰어들 정도로 기술 축적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연구소 및 업계에서는 우리가 세계적인 기술보유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용제품 개발에서 벗어나 선도기술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따라서 선진 외국에서 현재 개발하고 있는 적층 및 박막형 칩인덕터와 900㎒∼3㎓ 듀플렉서, 저손실 위성통신용 적층형 유전체 공진기 등의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