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디지털.인터액티브 방송동향 (1)

 최근 전세계적으로 디지털방송·데이터방송·인터액티브방송 등 새로운 방송기술 분야에서 국가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디지털방송의 경우 유럽방식(DVB)·북미방식(ATSC)·일본방식(ISDB) 등이 경합하고 있으며 데이터방송 분야에서도 자바VM·HTML·MHEG 등의 방식이 각각 국제표준으로 제안되고 있다. 국제표준을 먼저 장악하는 방송사업자들이 결국 세계 방송장비와 시스템시장을 석권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홍보전 또한 눈부실 정도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달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방송 관련 전시회인 「IBC 99」 행사 기간에 적나라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 안동수 KBS기술연구소장과 아주대 미디어학부 이만재 교수가 IBC에서 제기된 주요 의제를 중심으로 디지털방송·인터액티브방송의 최신동향과 전망에 관해 기고문을 보내 왔다. 주요 내용을 4회에 걸쳐 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

디지털방송표준

 이제 디지털방송 표준은 유럽의 DVB와 미국의 ATSC간 싸움으로 좁혀지고 있으며 일본의 ISDB는 일본에만 국한된 기술로 정착되는 듯한 분위기다.

 ATSC방식은 현재 미국·캐나다·한국·대만 등 미국의 영향권 안에 놓인 국가들만이 채택하는 상태며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경우는 ATSC에서 DVB로 방향을 선회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ATSC의 영향권 안에 있었던 중남미 국가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개최된 IBC 행사 이후에 양진영이 아르헨티나에서 설명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져 한차례 격돌이 예상된다.

 이들 국가 외에 현재 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인도 등이 DVB방식의 선택을 선언했고 이미 DVB-S(위성표준)), DVB-C(케이블TV의 표준)를 실용화하고 있으면서 신중하게 저울질하던 중국은 DVB-T를 공동 개발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이처럼 DVB 진영의 두각은 IBC 행사가 유럽 본토에서 열렸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IBC 행사기간에는 전시제품과 포럼 주제가 ATSC보다는 DVB에 집중됐다.

 이때문에 유럽에서 열리는 전시행사에는 HDTV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낮다. 특히 미국 싱클레어브로드캐스팅사가 ATSC방식의 「8VSB」 변조방식이 DVB의 「COFDM」방식에 비해 다양한 경로로 전달되는 전파를 수신할 경우 문제점이 많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 ATSC측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라는 압력에 크게 시달리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DVB측은 IBC 행사 기간에 암스테르담에서 운행하는 전철에 임시로 DVB-T방송을 구현해 이동수신 측면의 우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DVB측에서 멀티채널만을 강조해 HDTV방식에 대해 별로 준비하지도 않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미국이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HDTV를 막 출발한 타이타닉에 비교하는 의견도 있으나 HDTV에 대한 기술투자가 작은 것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호주의 경우 비록 DVB방식을 채택했지만 HDTV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