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PC업계가 오는 20일부터 시판에 들어갈 인터넷 PC의 원가절감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정보통신부에 88만∼99만9000원으로 공급가격을 제시했던 12개 인터넷 PC업체들은 최근 메모리값이 폭등한데다 인텔 BX칩세트 부족현상이 표면화되면서 주기판 시세도 오름세로 돌아서자 채산성 확보가 어렵다고 보고 원가절감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멀티패밀리정보산업·성일컴퓨텍·세진컴퓨터랜드 등 인터넷PC 업체들이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대응책은 공동구매를 통한 원가절감이며 대상제품은 원가구성비가 큰 메모리와 운용체계(OS), 그리고 각종 소프트웨어 등이다.
메모리의 경우 이미 인터넷PC사업자협의회(회장 송시몬)가 주축이 돼 메모리 제조업체인 삼성전자·현대전자 등과 공동구매를 위한 협상에 나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현재 단품 기준으로 20달러대인 64MB D램을 10달러대 초반에 공급받게 되면 업체들이 인터넷 PC를 공급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는 또 OS인 윈도98을 OEM용 수준의 가격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관계당국인 정보통신부에 협조요청을 하는 한편 번들로 제공하는 각종 소프트웨어의 공동구매를 전담할 업체로 한국소프트를 선정했다.
이와 함께 PC 사용설명서인 매뉴얼도 공동으로 제작키로 했다.
이처럼 업체들은 다각적인 방법으로 원가절감을 시도하고 있으나 대만 강진의 여파로 주기판이 원활히 공급될지의 여부가 불투명해져 업계에 또다른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기판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미 인텔의 BX칩세트 부족으로 BX주기판은 공급이 달린 지 오래고 인터넷 PC업체들이 이를 반영해 비아칩세트나 Sis칩세트 기반 주기판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으나 최근 잇따른 대만강진 여파로 그나마도 공급이 원활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인터넷PC 업체들은 각각 대만의 구매선을 최대한 가동해 저가형 주기판 끌어모으기에 나서고 있으며 유사시에는 i810칩세트 기반 주기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통부에 사양변경을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