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IT> "IT株"는 객장의 "로열 패밀리"

「2000년 주식시장은 정보기술(IT)이 주도한다.」

 유난히도 더위가 심했던 지난 여름.

 비수기로 일컬어지는 이 시기에 국내 주식시장은 불볕더위만큼이나 후끈 달아올랐다. 반도체와 인터넷, 통신관련 주식을 근간으로 한 「코스닥 열풍」이 전국을 강타한 것이다.

 이 때를 기점으로 생겨난 코스닥 시장에서의 「묻지마 투자」는 거래소 시장으로 빠르게 확대됐고 급기야 불과 한두달 사이에 긴잠을 자고 있던 국내 주식시장을 1000포인트까지 견인했다.

 이같은 코스닥 열풍은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삼성전자·LG정보통신·SK텔레콤·LG전자·한국통신 등 IT관련 우량주를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부추겼고 개미군단 위주의 일반인에게는 첨단·벤처 중심의 IT업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반도체·인터넷·통신·가전·컴퓨터분야 등으로 대별되는 IT가 주식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이미 블루칩 가운데서도 기둥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 전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가운데 평균 15%대를 유지하고 있고 순익면에서 무려 2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다 SK텔레콤·LG정보통신 등이 「귀족주」 반열에 오르면서 IT업종의 비중은 갈수록 힘을 더해가는 추세다.』

<대우증권 전병서 분석팀장>

 『미국 주식시장의 경우 IT업체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나스닥의 주가가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야후·MS·아마존·AOL 등의 시가총액만 봐도 이들 IT업체의 위력을 가늠할 수 있다. 세계의 실물경제 축이 디지털경제로 급변하면서 이같은 경향은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IT벤처투자 연병선 사장>

이같은 사실은 본지가 최근 26곳의 국내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0년 전자·정보통신 관련업종의 주식시장 전망」 설문조사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이 조사결과 증권사의 기업분석팀이나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은 한결같이 전자·정보통신업종이 독보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내년에도 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IT종목의 시가총액 성장률이 두드러져 거래소 시장의 경우 내년에는 올해보다 적어도 30% 증가하고 코스닥은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세부 업종별로는 인터넷 및 전자상거래분야의 올해 대비 내년 시가총액 성장률이 가장 크고 메모리 등 반도체, 통신서비스 업종도 세계적인 경기호황과 꾸준한 수요증가에 힘입어 시장의 중심을 형성할 전망이다.

 증권분석 전문가들이 IT주식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무엇보다 미래 사업성과 기술력이라는 투자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신기술이 상품화로 연결될 경우 기술적 가치가 주가에 그대로 반영돼 장기간 주가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큰 분야가 바로 IT다.

 이런 이유로 다른 산업에 비해 성장속도가 유난히 빠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예상을 넘는 주가반등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모든 기관투자가들은 당분간 수익성이 높은 IT관련 우량기업에 60∼70%를 투자하는 우량주 위주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사하게 될 것으로 본다.』

<대한투자신탁 조봉삼 상무>

 『최근 약세를 보이는 코스닥 시장 역시 첨단 중소·벤처기업으로의 특화가 좀더 견고하게 자리매김하면서 내년부터는 투기가 아닌 투자시장으로서의 매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증권시장 류시왕 전무>

 2000년 이후 주식시장에서 대세를 이룰 IT업종의 약진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자못 궁금해지고 있다.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