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무선통신용 반도체 상품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실리콘게르마늄(SiGe)소재의 반도체가 속속 상품화가 되고 있어 고주파 IC 시장에서 SiGe반도체의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7년 미국 IBM이 SiGe반도체 소자 공정기술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말 상품화에 성공하고 최근 SiGe반도체 공정기술을 이용한 무선통신용 고주파(RF) IC를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독일 테믹, 캐나다 SiGe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외국 반도체업체와 국내 벤처업체인 에이에스비도 SiGe반도체 원천기술 개발 및 상품화에 성공하는 등 지난 10여년간 기술개발 수준에 머물렀던 SiGe반도체 상품화가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SiGe반도체는 현재 1㎓ 이상의 고주파 IC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갈륨비소(CaAs)반도체보다 뛰어난 성능을 갖추면서 생산단가는 낮고 안정된 공정기술로 시스템 온 어 칩(SOC)화가 쉬워 CaAs를 급속히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iGe반도체 기술의 선두주자인 IBM은 65㎓급 SiGe 이중접합 양극성 트랜지스터(HBT)를 지난해 말 개발해 멀티플렉스, 디먹스, 아날로그·디지털 컨버터 등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이동통신용 표준 IC를 올 연말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지멘스·알카텔·내셔널세미컨덕터·노던텔레콤 등 상당수 반도체·통신업체와 기술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 SiGe칩 시장 조기형성을 도모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컴퀘스트에 1억8000만달러를 투자해 오는 2001년에 「SiGe폰 온 어 칩」도 선보일 계획이다.
테믹은 최근 SiGe소재의 유럽형 디지털무선전화기(DECT)용 바이폴라(Bipolar) IC를 개발해 유럽 일부 이동통신단말기 업체에 공급했으며 각종 RF IC를 하나의 칩에 구현하고 BiCMOS 공정에 기반한 새로운 칩을 내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이 회사 역시 지난 8월 통신 전문업체인 M/ACOM과 협력관계를 맺고 IMT2000 등 이동통신 기지국 및 단말기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SiGe>칩 개발에 나섰다.
국내 업체로는 에이에스비(대표 염병렬)가 올초 대우전자와 공동으로 SiGe반도체 기술 개발에 착수, 연내에 70㎓급 SiGe HBT를 개발할 예정이다.
염병렬 사장은 『현재 50㎓급 SiGe HBT 기술진척도가 95%에 이르렀고 연내에 70㎓ SiGe HBT 양산기술이 대우전자내에 구축될 것』이라며 『SiGe HBT를 이용한 이동통신 기지국용 고출력 트랜지스터와 단말기용 RF IC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SiGe마이크로시스템스가 60㎓ SiGe HBT를 개발했으며 일본 NEC·히타치가 80㎓ SiGe HBT를 이용한 10∼40Gbps 광전송용 IC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 용어해설-실리콘게르마늄 반도체
실리콘게르마늄(SiGe)은 실리콘(Si)과 게르마늄(Ge) 원자를 합성해 만든 반도체로, 크기가 서로 다른 실리콘과 게르마늄을 주어진 온도에서 합성·결정시켜 제작된다.
원소와 원소를 결합, 하나의 구조물로 만들때 모든 원소에 있는 박막사이의 틈을 메워야 하는데 실리콘은 3.57Å(옹스트롬 : 10SiGe㎝), 게르마늄은 5.65Å의 격자크기를 갖고 있어 이 틈을 메우기 위해 증착온도와 실리콘 함량을 조절하는 것이 SiGe 기술의 핵심이다.
SiGe가 차세대 반도체로 각광받는 것은 실리콘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갈륨비소(CaAs)보다는 열전도성이 높으면서 제조비용이 싸다는 점이다.
실리콘은 1V의 전압으로 전자 1개를 가속시킬 수 있는 에너지가 1.12eV인데 비해 게르마늄은 0.66eV여서 SiGe는 실리콘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
또 SiGe는 갈륨비소에 비해 3배 이상 열도율이 좋고 기존 낙후된 실리콘 제조공정으로도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같은 성능의 갈륨비소 반도체보다 최소 3분의 1 수준으로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