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참여, 반도체설계 실력을 겨루는 「멀티프로젝트 웨이퍼(Multi Project Wafer)(MPW)」 행사가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 1일 다섯번째로 치른 이 행사는 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소장 경종민)가 2000년대 국내 반도체산업을 이끌어갈 대학생들의 IC 설계능력 배양을 위해 마련한 국내 최대의 반도체설계 공모·발표전. 지난 96년 시작된 이 행사에서 지금까지 311종의 새로운 기술이 선보였으며 이 가운데 122종은 삼성전자·아남반도체·현대반도체 및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산업체·연구소의 지원 속에 상품화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의 대학에서 총 96개팀 230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50개팀에 비해 두배 정도 늘어난 규모. 대학생들 사이에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는 증거라는 게 IDEC측의 설명이다.
출품작도 보다 다양해졌다. 이번 발표회에는 66종의 IC칩과 30종의 프로그래머블로직디바이스(PLD)칩이 선보였다. 예년에 비해 달라진 점은 PLD 분야가 새로 추가됐다는 점. IDEC은 신속하게 칩을 생산할 수 있는 PLD기법이 중요성을 더해가는 최근의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PLD 전문업체인 알테라는 협찬사로 참여, 1만4000달러 상당의 PLD 및 설계툴을 수상자에게 제공키로 했다.
통신용 칩에 대한 설계가 상당수 출품됐다는 것 역시 올해 행사의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정보통신 분야가 각광받는 미래산업으로 급성장한 데 따른 현상이다.
심사위원들 사이에 관심을 모은 작품은 칩 부문에서 「12비트 CMOS 전류셀 매트릭스 D/A 변환기」(인하대 류기홍), 「이동통신용 프로토콜 신호처리기」(안양대 이태응) 및 「VSB 전송방식 HDTV 수신기의 위상추적 루프」(대전산업대 정중완) 등이며 PLD 분야에서는 「재설정 가능 보드를 사용한 시제품 에뮬레이터」(KAIST 이승종), 「무전기 성능향상을 위한 압신기」(인천대 곽현수) 및 「FPGA를 이용한 가요반주기용 코러스처리 DSP」(부산대 김태훈) 등이다.
IDEC은 올해 행사를 통해 칩설계에 사용된 독창적인 아이디어, 우수한 성능을 가진 칩의 설계방법 및 칩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제작된 30종의 칩을 실제 동작해보는 시연회와 60점의 IC 제작 관련 패널을 전시했다.
IDEC은 그러나 당일에는 시상식을 개최하지 않았다. 출품작의 수가 많을 뿐더러 IC 설계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지식을 갖춘 IDEC 워크그룹 소속 교수들마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아이디어 제품들이 곳곳에 포진했기 때문이라는 게 IDEC측의 해명. IDEC은 이번 주말까지 선정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