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업체들이 해외 PC업체들의 특허권 및 디자인 침해소송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초저가PC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는 삼보컴퓨터·대우통신·KDS 등은 최근 외국 PC업체들이 제기하고 있는 특허권 및 디자인 관련 소송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않고는 기업이미지 실추는 물론 수출확대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고 이에 신속하게 대처해 나가고 있다. 관련기사 5면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지난 7월 미국 컴팩컴퓨터가 삼보컴퓨터의 미국 현지 판매법인인 e머신스사가 자사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미국 지방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자 장기적인 소송으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적정한 선에서 타협하는 게 보다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e머신스사 관계자를 중심으로 협상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삼보컴퓨터는 이와 별도로 컴팩컴퓨터와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적극적인 방어전략 차원에서 특허 관련법에 정통한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맞대응도 준비하고 있다.
삼보컴퓨터와 비슷한 시기에 대우통신(대표 강병호)도 현지 투자회사인 퓨처파워사가 미국 애플컴퓨터로부터 반투명의 PC가 자사 디자인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당하자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 회사는 미국 현지에서 소송사건이 오랫동안 계속될 경우 기업이미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최근 퓨처파워사에 공급하고 있는 누드형 PC의 디자인 및 색상을 바꾸기로 했다.
대우통신은 이를 위해 그동안 퓨처파워사에 공급해 온 파랑색의 누드형 PC를 회색의 반투명으로 바꾸기로 하고 지난달부터 생산설비 전환작업에 들어갔다.
KDS(대표 고대수)도 지난달 말께 일본 법원에 의해 애플컴퓨터가 『KDS 수출모델인 「e원」이 자사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제품판매가 금지되자 최근에 디자인과 색상을 바꾼 「e원500」과 「e원500A」 2개 모델을 새로 내놓고 일본 현지 판매법인인 소텍사를 통해 일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KDS는 이에 따라 애플컴퓨터의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은 물론 향후 배상을 위한 2차 소송이 중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C업체 한 관계자는 『올들어 국내 PC제조업체들이 대규모 수출을 통해 세계 주요 PC업체들을 위협할 만큼 급성장하면서 이같은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 PC업체들이 예전의 소극적인 방법과는 달리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외국업체와 벌이고 있는 특허 및 디자인 관련 소송문제가 예상보다 신속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