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와 컴퓨터 등 다양한 통신매체를 통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올릴 수 있는 텔레마케팅 산업이 정보기술(IT) 업계의 유망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97년 12월 이후 IMF 체제에 들어서면서 각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선 이후 텔레마케팅은 저비용·고효율 구조를 실현할 수 있는 생산성 향상의 주요한 수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텔레마케팅이 컴퓨터통신통합(CTI) 시스템의 발전과 각 산업에 적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로 범용성이 보장됨에 따라 사용 범위는 산업 전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종합정보통신망(ISDN), 이동통신 등 디지털 통신 인프라와 접목되면서 한층 고도화 되는 동시에 단순히 전화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이익을 창출하고 고객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은행 등 일부 금융기업, 홈쇼핑 기업 등으로 한정돼 있던 적용분야도 최근에는 증권·보험·통신서비스·유통·제조 등 거의 모든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발신자의 전화번호 표시를 막고 있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연내에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텔레마케팅, 데이터베이스마케팅을 도입하려는 기업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CTI 솔루션 개발업체들은 수신자의 단말기에 발신자의 전화번호가 표시되도록 하는 콜러ID 기능을 이미 개발하고 개정법안 통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콜러ID 서비스가 텔레마케팅 업계에 도입되면 기업은 고객응대 전에 고객의 구매성향과 신용정보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고 고객은 상담 후 별도의 연락전화번호를 남길 필요가 없어 생산성 향상에 매우 효율적이다.
이 같이 최근 전산업분야에서 보편화 되고 있고 생산성 증대의 효과를 가져오는 텔레마케팅에 관한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텔레마케팅 전시회인 「텔레마케팅 페어(TM Fair) 코리아 99」가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코엑스(COEX) 본관 1층 태평양관에서 화려하게 개막된다.
정보통신부 후원으로 본사와 한국텔레마케팅협회, 한국통신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전시회에는 우리나라 텔레마케팅의 기술수준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이 총망라된다.
한국통신·삼성전자·LG정보통신·삼보정보통신·L&H코리아(구 범일정보통신) 등 31개 업체가 110부스 규모로 참가,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에서부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텔레마케팅 관련 모든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사설교환기(PBX), 음성 및 팩스사서함시스템(VMS/FMS), 호자동분배시스템(ACD), 종합고객관리(CRM), 헤드세트, 텔레마케팅 서비스 관련 솔루션들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지난해 개최된 제 2회 텔레마케팅 전시회가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텔레마케팅 솔루션을 집중 소개했던 전시회라면 이번 전시회는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텔레마케팅 솔루션뿐만 아니라 텔레마케팅 대행·컨설팅·교육 프로그램과 음성녹취시스템, 헤드세트 등 주변기기까지 가세, 전반적인 시장확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서비스 분야는 한국통신이, CTI 분야에는 삼성전자, LG정보통신, 삼보정보통신, 오성정보통신, 넥스트웨이브, L&H코리아, 엔써커뮤니티(구 보승정보시스템), 휴코산업 등이 참여해 각 사가 공급하고 있는 통신서비스, 교환기, ACD, CTI, VMS/FMS, 음성녹취시스템 등 하드웨어와 연체 및 고객관리, 데이터베이스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대거 선보이며 신제품 발표회도 겸하게 된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벨코전자·켄트통신·신라코리아·대신정보통신·경진일렉트론 등 헤드세트 장비 업체의 참여가 활발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그 동안 강세를 보였던 시스템 업체 못지 않게 IMC텔레퍼포먼스·KTC한국텔레마케팅연구소·4CM·여성자원금고·임팩트마케팅&매니지먼트·맨파워코리아 등 텔레마케팅 대행·컨설팅·인력파견 업체들도 대거 참여한다.
주최 측은 전시회와 별도로 7일에는 「CTI 기술의 현재와 미래」, 8일에는 「미래로 가는 콜센터 전략」 등의 주제로 전문 콘퍼런스를 개최해 텔레마케팅 기술 한마당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미래형 CTI 기술, 타깃 텔레마케팅, 데이터베이스마케팅, 콜센터 관리 및 구축방안, 과학적 텔레마케팅 기법, 텔레마케팅 전문 인력관리 등을 주요 의제로 열띤 토론 한마당을 마련한다.
최근 급격히 성장한 통신기술 및 시장과 맞물려 국내 텔레마케팅 시장도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텔레마케팅과 관련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솔루션 및 컨설팅, 서비스를 모두 포함했을 때 올해 시장 규모는 대략 9000억∼1조원 정도에 달하며 매년 50∼100% 성장해 오는 2003년에는 1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는 IMF로 인한 각 기업체의 신규 투자가 크게 위축돼 시장이 다소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긴 했으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올 하반기 혹은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을 가능케 하는 배경은 국내 텔레마케팅 산업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그 동안 강세를 보였던 솔루션시장 못지 않게 서비스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국내 텔레마케팅 산업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서비스시장이 커져야 하고 서비스시장은 솔루션 및 관련 시스템시장의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콜센터나 고객센터를 대행해주는 서비스 대행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텔레마케팅 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초기의 단순한 전화마케팅에서 CTI기술을 접목한 텔레마케팅에 이어 CTI기술과 데이터베이스 마케팅기법이 결합한 서비스와 솔루션이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텔레마케팅 기술까지 등장했다.
이런 텔레마케팅 산업의 급격한 성장세에 발맞춰 관련 업체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텔레마케팅과 관련한 업체는 통신서비스와 솔루션 및 주변기기업체를 포함해 600여개에 이른다.
텔레마케팅업체는 크게 솔루션업체와 서비스업체, 그리고 텔레마케터 교육 및 파견 등을 주업무로 하는 컨설팅업체로 구분할 수 있다. 텔레마케팅 솔루션업체로는 로커스·삼보정보통신·오성정보통신·L&H코리아·엔써커뮤니티 등 CTI 전문업체와 쌍용정보통신·한솔텔레컴·에스엘전자 등 시스템통합(SI)업체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여기에 PBX를 기반으로 텔레마케팅 솔루션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미들웨어 및 교환기를 공급하는 LG정보통신을 비롯해 넥스트웨이브 등 전문 소프트웨어업체도 텔레마케팅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