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신공항 외곽감지시스템 공급업체를 둘러싸고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국제공항 외곽보안시스템 공급 선정과 관련해 이미 지난해 말에 감사원 감사에서 장비에 결함이 있다는 지적을 받은 업체가 재선정돼 입찰 참가업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최종 선정된 업체는 재심사과정에서 이뤄진 시스템 성능테스트 결과 침투방지 성능 구현에 실패하는 등 장비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같은 의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입찰 참가업체들은 『이미 특정업체를 선정해 놓고 짜맞추기식으로 기술 평가나 검토가 진행되는 등 선정과정에 문제가 많았다』며 감사원을 비롯한 현대·신공항측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공항측은 지난해 공항 보안 프로젝트와 관련해 현대·LG·삼성 컨소시엄 가운데 현대정보 컨소시엄을 최종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현대는 이 가운데 신공항 외곽 20.9㎞에 이르는 외부장벽 침입방지시스템 구축업체로 한국산업보안을 선정했다. 하지만 한국산업보안이 납품키로 한 장비인 이스라엘 마갈사의 「야일(YEAL)15」 제품은 개발된 지 19년이 된 노후화된 장비로 이스라엘 국방부(IDF)에서도 이 장비의 교체를 공식화할 정도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감사원 등에서 수차례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신공항측은 지난 2월 이를 재심의키로 하고 관련업체와 제품 선정작업을 프로젝트 당사자인 현대측에 일임했다.
하지만 현대는 한국산업보안·에스원·포텐셜광전자·제일컴테크·한국메카텍·양재정보통신 등 12개 업체를 대상으로 심의과정을 거쳤지만 문제가 된 업체인 한국산업보안을 재선정해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평가과정에서 평가 기준이 수차례 변경되고 공정심사를 위해 외부에서 뽑은 심의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입찰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다며 자진 사퇴하는 등 물의를 빚어 왔다.
입찰 참가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선정된 「야일15」 장비는 이미 노후화된 장비로 판정나 시스템공급사인 이스라엘 마갈사에서도 「DTR2000」이라는 장비를 차세대 장비로 추천할 정도』라며 『이같은 장비 결함문제뿐 아니라 선정과정에서도 특정업체에 유리하게 평가 기준을 수시로 바꾸는 등 공개적인 입찰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해프닝이 자주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측은 『산업기술시험원 등을 통해 공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선정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단지 실제로 이스라엘 국방부에서 이 장비를 공식적으로 폐기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종 입찰 선정 권한을 가진 신공항측은 『모든 권한을 현대에 일임했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번에 선정한 업체가 우선협상 대상업체이지 최종 공급업체는 아니다』며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