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포스트PC" 시대가 성큼

 PC의 아성에 도전하는 첨단 디지털정보기기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포스트 PC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 PC란 문서작성, 전자우편, 인터넷검색 등 PC의 주요 기능을 제공하는 정보기기.

 종전의 PC가 다양한 기능을 한데 모아놓은 종합 정보기기의 개념이라면 포스트 PC는 PC의 여러 기능을 따로 떼어놓은 분산형 기기다.

 포스트 PC의 등장은 대부분의 PC사용자가 PC의 전체 기능을 골고루 사용하기보다는 이 가운데 몇 가지만 반복해 사용한 데서 비롯됐다.

 휴렛패커드 루 플랫 회장은 이와 관련, PC사용자 대부분이 PC기능의 5% 이하만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트 PC의 종류로는 기존 PC에서 복잡한 기능을 제거하고 사용자가 주로 쓰는 기능만을 모아놓은 제품군과 PC의 일부 기능을 기존 정보단말기기에 결합시킨 제품군으로 나뉜다.

 전자로는 개인휴대단말기(PDA), 인터넷전화기, 전자수첩 등이 있으며 후자로는 인터넷검색기능을 추가한 주방기기나 TV 등이 해당된다.

 포스트 PC는 기존의 PC에 비해 휴대 및 정보(주로 인터넷)접근이 쉽고 쓰임새가 명확한데다 가격이 저렴해 PC 이상의 성공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이 소비자 일상생활의 중심에 자리잡으면서 복잡하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PC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포스트PC가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각 가정에 PC를 보완하는 포스트 PC 한 대쯤은 소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시장조사전문기관인 IDC는 이와 관련, 현재는 인터넷 접속인구의 90% 이상이 PC를 사용하고 있으나 앞으로 그 비중이 점차 낮아져 오는 2002년에는 60%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트 PC 가운데 최근 PC시장 기반을 침해하면서 영역을 크게 넓혀가고 있는 제품으로는 PDA, 핸드헬드(H)PC, 미니노트북 등이 대표적이다. PDA는 이미 이동전화단말기나 외부모뎀을 통해 팩스나 전자우편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최근에는 인터넷검색이 가능한 첨단기기로 발전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미국 스리콤사가 자체 운용체계(OS)를 내장한 팜파일럿 시리즈로 포스트 PC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제이텔·LG전자 등이 PDA와 HPC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화기, 가정용 주방기기, 시계 등 기존 일상생활용품과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포스트 PC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프랑스 알카텔이 개발한 「웹터치폰」은 음성우편과 전자우편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전화기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네덜란드 필립스가 선보인 「리스트폰」은 인터넷검색과 영상전송이 가능한 손목시계형 비디오폰으로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본 소니가 디지털카메라와 연결해 여러개의 영상을 바꾸어가며 볼 수 있는 「디지털액자」를, 미국 CMI월드와이드는 9인치 TV와 CD플레이어, 원터치 웹브라우저를 한데 모은 주방용 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일본 세이코는 시계에 16비트 CPU와 128MB 기본메모리를 장착한 초소형 PC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트 PC는 또 최근 「윈도CE」로 대표되는 다양한 OS와 신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인터넷이 화두로 부각되는 21세기에는 더욱 간편하고 쓸모있는 제품이 등장, 대중화가 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MS진영은 포스트 PC에서 아성을 확보하기 위해 윈도CE를 중심으로 새로운 버전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팜파일럿 등 현재 포스트 PC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존 업체들도 새로운 OS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도 최근 PC·프린터·냉장고·세탁기·오디오 등 가전제품까지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해 작동시키는 홈네트워크 기술(지니)을 선보였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