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디지털.인터액티브 방송동향 (2)

데이터방송

 「IBC 99」에서는 데이터방송의 기술표준으로 「자바」가 급부상했다. 아직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모종의 합의가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9월 열린 IBC 99에서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줄만한 내용 중 하나가 바로 DVB의 MHP(Multimedia Home Platform)의 등장이다. 세트톱박스 표준을 정하는 것은 관련 여러 기업의 이해가 얽혀있기 때문에 그리 쉽지 않은 문제며 ATSC의 DASE의 경우도 표준안 마련에 진통을 겪고 있다. DVB에서는 데이터방송 관련 서비스를 기존 방송에 멀티미디어 정보를 추가할 수 있는 인핸스트 브로드캐스트, 전화선 또는 기타 다른 방식의 리턴 채널을 사용해 대화형 서비스가 가능한 인터액티브 브로드캐스트,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인터넷 액세스의 세가지 단계로 구분하고 이중 인핸스트 브로드캐스트와 인터액티브 브로드캐스트를 지원하는 두가지 프로파일을 정의했다.

 MHP의 기본 아키텍처는 자바 VM(Virtual Machine)을 기반으로 JavaTV API를 사용하는 것이다. 미국의 또 하나의 단체인 ATVEF에서 요구하는 HTML 기반의 프레젠테이션 방식은 추가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러한 아키텍처는 DVB­J라는 공식적인 이름을 얻어 현재 Working Draft 수준에 와 있다.

 MHP의 API 개발사인 선(Sun)의 전시장에는 필립스, 일본의 마쓰시타, LG의 시제품이 전시됐다. MHP가 유럽 데이터방송의 공식적인 표준으로 선정됐기에 이미 세트톱박스의 미들웨어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Canal+의 미디어 하이웨이, OpenTV, 그리고 영국에서 채택한 MHEG 방식의 API는 일정기간의 과도기를 거쳐 DVB­J 방식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발표해 MHP의 등장을 확고하게 했다.

 ATSC측 진행사항도 발표됐는데 자바 VM을 사용하고 JavaTV API를 사용하는 등 DVB­J 계획과 유사하며 다만 인터넷 접근을 위한 프로파일에 대해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TML, ECMAScript, DOM(Document Object Model), CSS(Cascaded Style Sheet) 등의 기술을 사용하는 이 안은 아직 최종 투표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DVB와 ATSC 모두 방송 프로그램의 호환을 위해서는 동일한 API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이번 IBC의 중요한 동향 중 하나는 「퍼스널 TV」 또는 「TV 애니타임」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는 세트톱박스의 등장이다. 이미 미국에서 발표된 바 있는 「티보」가 소개됐으며 대화형 서비스 분야 전문기업인 NDS는 「XTV」라는 하드디스크를 포함한 세트톱박스와 이를 활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시청자가 각자 선호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미리 녹화하고 이를 선택적으로 시청할 수 있는 기능의 등장은 이제 종래와 같은 광고 방식은 끝났다는 논평의 기사로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방송에 따른 대화형 방송의 가장 활용도가 높은 응용분야는 EPG(Elctronic Program Guide), 퍼스널TV, 전자상거래, 주문형 비디오의 순으로 전문가의 의견이 좁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Liberate(NCI의 새 이름)사는 케이블을 사용하는 시청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서버를 사용하는 분산처리방식의 TV와 인터넷 사용기능을 제공하는 TV 내비게이터라는 세트톱박스를 선보였다. 이는 아날로그 방송과 인터넷을 결합한 웹TV의 새로운 발전 모델로 볼 수 있다.

아주대학교 미디어학부 이만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