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사회적 재해시 의연금 기탁, 멀게는 장학사업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말수가 적기로 유명한 소니인터내셔날코리아의 히로시게 요시노리 사장은 한국사회의 일본에 대한 감정을 염두한 듯 한국시장에서 얻은 이익은 일정부분 한국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소니코리아의 올해 매출 목표는 1500억원. 히로시게 사장은 이 수치는 가전제품만이 아닌 방송장비 등을 포함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선다변화제도가 폐지된 이후 캠코더를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TV,
오디오 등의 매출은 가격경쟁력이 약할 뿐 아니라 한국 시장내에서 경쟁이 워낙 심한 탓에 크게 늘지 않고 있습니다.』
소니코리아는 10월 현재 국내시장 캠코더부문 점유율이 15%이지만 앞으로 2002년까지 4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또 현재 한자릿수인 오디오 시장점유율도 2000년까지 10% 이상으로 높이고 점유율이 1% 미만인 TV는 아직 목표설정이 안된 상태다.
『우리가 한국시장에서 기댈 수 있는 것은 브랜드와 기술력, 품질 등입니다. 가격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29인치 TV를 기준으로 할 때 국산제품보다 약 60% 비싸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고 AS망과 유통망도 국내업체들보다 현저하게 적기 때문에 이 부문에서 경쟁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소니코리아는 사실 현재 갖고 있는 190여개 대리점이면 주요시장은 모두 커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때문에 대리점을 늘리는 인위적인 작업은 거의 손을 뗀 상태지만 AS로 인한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30개 미만인 AS점을 앞으로 50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일본전자전의 소니부스와 한국전자전의 부스에 차이가 있다면 일본전자전에서는 메모리스틱(디지털저장매체)을 중심으로 하는 AV와 IT의 결합을 보다 구체적이고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반면 한국전자전에서는 이 부분이 잘 강조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전자전에 참여한 소니코리아는 일본전자전에 전시된 상품군과 한국전자전 상품군이 거의 비슷하다면서도 이 같은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메모리스틱은 소니가 개발한 디지털저장매체 규격이자 제품으로 샤프·산요 등 일본 6개 전자업체가 지지하고 있다. 소니코리아가 메모리스틱을 매개로 제시하고 있는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은 사실 PC와 연계하지 않으면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그 때문에 이 회사는 일본, 미국 등지에서 화제가 됐던 슬림형 노트북PC 바이오시리즈 도입을 지난 7월부터 검토해 왔다.
『노트북PC는 한국화 작업 등이 만만치 않아 도입이 늦어지고 있으나 이른 시일내에 검토를 마치고 시판할 예정입니다.』
히로시게 사장은 소니 밀수제품과 관련, 『밀수제품의 유통을 줄이기 위해 소니는 대리점 차원의 여러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으나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밀수제품 유통으로 소비자들의 혼란과 AS부분에서의 문제점 등이 제기되고 있어 곤혹스러운 상태』라고 밝혔다.
특별소비세 폐지와 관련해 그는 『일부 언론에서 특소세 폐지가 일본가전제품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으나 소니로서는 국내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특소세 폐지를 크게 환영한다』며 『수입, 국산을 막론하고 세금이 빠져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는 그만큼 느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삼일절 전후나 독도문제가 불거져 나오는 시기에는 광고를 중단하는 등 한국사회의 대일감정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낀다는 히로시게 사장은 『국내 가전 3사도 물론 소니의 경쟁사인 것은 사실이나 일본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파나소닉 등의 행보에 더 큰 신경을 쓰고 있다』며 『다변화 해지 이후 한국시장에서는 소니가 개발한 첨단 제품, 국내 3사가 시판하지 않고 있는 제품 등 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에 사업 초점을 맞춰왔다』고 밝혔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