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업계, 새 사옥 마련 "붐"

 「99년 가을은 사옥 마련의 계절.」

 밀레니엄 시대를 앞두고 산업전자 분야의 주요 업체들이 본사 사옥이나 생산공장을 잇따라 이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올 하반기에 이같이 새둥지를 튼 업체가 10여개사에 이를 정도로 사옥 마련이 붐을 이루고 있는 것.

 더욱이 일부 업체는 그동안 임대로 사용하던 건물에서 자체 사옥을 갖거나 생산규모를 크게 늘리는 등 사세를 크게 확장해 다른 업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는 우선 경기불황으로 위축됐던 관련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수출물량이 늘어나면서 내실 못지않게 외형도 필요하다는 판단도 한몫하고 있다.

 대표적인 토종 계측기업체인 LG정밀과 흥창은 최근 본사 사옥을 이전했다. LG정밀은 지난 11일 삼성동 LG반도체 영동빌딩에서 역삼동 강남타워로 본사를 새로 옮겼다. 새로 입주하는 강남타워는 지상 38층, 지하 6층 규모로 1Gbps급 광케이블 통신망이 설치된 첨단 인텔리전트빌딩. 특히 LG정밀측은 새로 이주하는 강남타워로 LG텔레콤과 LG정보통신도 함께 입주할 예정이어서 명실공히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LG그룹의 대표적인 전자정보통신업체로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흥창도 본사를 서울 연신내에서 마포구 동교동으로 이전했다. 임대에서 자기 사옥을 마련해 세입자 신세를 면한 흥창은 본격적인 「동교동 시대」를 선언하고 계측기·통신장비·대체에너지사업을 주력으로 전문 전자그룹으로 재도약할 계획이다. 동교동 신사옥은 지하 4층, 지상 6층(연건평 1828평) 규모로 자동주차설비를 갖춘 첨단 빌딩이다.

 이밖에 반도체 개발장비 전문업체인 케이엠데이타도 영등포구 극동빌딩에서 금천구 대륭테크노타운으로 본사를 이전하고 영업기술인력을 늘렸다. 이 회사는 이번에 전 사옥보다 규모면에서 4배 정도 늘어난 새 사옥을 마련, 사세를 크게 확장했다.

 그동안 분리해 운영하던 본사와 생산공장, 각 지방영업소를 하나로 합치고 있다. 계측기업체인 하이트롤은 본사와 생산공장을 중앙연구소가 있던 경기도 파주로 모두 이전키로 했다. 조직슬림화 차원에서 이뤄진 이번 사옥 이전에 따라 이 회사는 생산공장과 영업, 기술력을 하나로 통합해 시장 대응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코맥스」로 사명을 바꾼 영상보안장비 전문업체인 중앙전자도 서울사무소를 경기도 성남으로 모두 이전키로 했다. 코맥스는 늦어도 올해 안으로 모든 이전 작업을 끝마치고 내년부터는 성남을 메카로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수출이나 내수 시장 확대에 맞춰 생산공장을 크게 늘리고 있다. 성진씨엔씨는 최근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서울 역삼동 공장을 200평 규모의 금천구 대륭테크노타운으로 확장 이전했다.

 이밖에 3R도 생산물량을 늘리기 위해 최근 신대방동 보라매공원으로 생산공장과 사옥 이전을 추진하는 등 주로 보안장비업체 중심으로 공장 확장이 붐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