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관련 특허출원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중복출원이 많아 인터넷업계가 조만간 특허분쟁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3일 특허청에 따르면 인터넷 관련 특허출원건수는 지난 98년 80여건에 불과했으나 올들어서는 지난 8월까지만 지난해보다 5배나 많은 400여건에 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출원되는 특허분야는 인터넷 기본기술에서부터 전자상거래·전자결제·보안인증·광고기법 등 10여개 분야에 고루 걸쳐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같은 증가 추세라면 내년에는 출원건수가 연간 1000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 관련 특허출원이 급증하면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중복출원도 늘어나고 있어 특허등록 여부가 결정되는 2, 3년 후에는 특허권을 놓고 업체간 분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인터넷업계에 특허분쟁 소지가 높은 것은 출원된 특허가 등록되면 특허권이 출원일로 소급 적용되는데다 중복출원의 경우 특허가 인정되면 선출원자에게만 권리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최근 아이디어플라자(대표 주진용)는 에드게이트·베니스시스템·에드샷·한국EC컨설팅 등 4사가 자신이 출원한 특허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경고장 발송을 준비하는 등 특허분쟁 불씨가 이미 지펴진 실정이다.
관련업체들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특허가 출원된 사실을 몰랐거나 서로 자신이 먼저 출원을 했으며 특허가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식의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는 특허출원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곳도 있어 특허가 인정되고 중복된 사실이 밝혀질 경우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특허청 관계자는 『특허출원 후 3개월만에 출원내용을 공개할 수 있는 조기 공개제도를 적극 활용해 분쟁의 소지를 사전에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터넷과 관련해서는 아직 특허출원만 있을 뿐 특허로 등록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특허분쟁의 소지를 사전에 없앨 수 있는 방안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여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