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리튬이온전지 공장 본격 가동

 LG화학이 월산 200만셀 규모의 리튬이온전지 공장 준공식을 갖게됨으로써 우리나라도 전략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리튬이온전지 분야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겨룰 수 있게 됐다.

 리튬이온전지가 상업적 생산이 가능하려면 최소 월산 200만셀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게 리튬이온전지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인 점을 감안하면 LG화학 청주공장의 가동은 지난 10년간 실험실 수준에서 머물고 있던 국산 리튬이온전지가 이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는 시장으로 나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전화기를 비롯한 휴대형 정보통신기기의 주전원으로 사용돼온 리튬이온전지는 그동안 도시바·소니·산요 등 일본산이 국내 시장을 석권해 왔다.

 특히 세계시장을 지배해온 일본은 리튬이온전지를 국책사업으로 선정, 생산기술 및 장비의 국외 유출을 엄격히 통제했다.

 일본의 견제로 인해 그동안 숱한 시행착오를 겪어온 LG화학이 이번에 월 200만셀 규모의 리튬이온전지 양산공장을 갖게된 것은 이 전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갖게 됐다는 차원을 넘어 리튬이온전지 생산라인 노하우와 양산용 생산장비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국내 전지업체가 갖게 됐다는 의미를 지닌다.

 즉 월산 1000만셀 수준의 리튬이온전지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업체와 맞설 수 있는 생산능력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중장기적 플랜을 세울 수 있는 리튬이온전지 플랜트 엔지니어링 능력을 국내 업체가 구비하게 된 것이다.

 LG화학은 이번에 월산 200만셀 규모의 리튬이온전지 공장을 가동한 것을 계기로 지속적인 설비 확충에 나서 오는 2005년까지 월산 1200만셀 수준의 리튬이온전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수립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제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는 전지시장에 갓나온 LG화학의 앞날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다.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은 가격인하 전략 등 신규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각가지 방해 술책을 동원할 것으로 점처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본업체들은 전세계 유력 이동전화기·노트북컴퓨터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제품 설계단계부터 국내 업체들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엄격한 리튬이온전지 규격을 제정, 이에 적합한 리튬이온전지를 생산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국내 업체의 세계시장 진출은 초기부터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따라서 한발 앞선 기술개발과 투자가 선행돼야만 험난한 국제 리튬이온전지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