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루슨트가 한국 이동전화사업자들과 전략적 제휴는 물론 자본참여를 통한 지분확보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MS와 루슨트는 현재 협상과정에 불과한 프로젝트도 있지만 일부는 협의를 마무리하고 발표만 남겨놓고 있는 등 국내 이동전화사업자들과의 전략적 제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같은 움직임은 세계 통신시장 환경변화에 따른 대대적인 인수합병 및 글로벌 서비스를 겨냥한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국내 이동전화사업자들에게도 세계 시장체제에 본격 편입되는 신호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12일(스위스 현지시각) 텔레콤99에서 새로운 무선 인터넷 표준인 「스팅거」를 전격 발표하고 곧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 및 조정남 SK텔레콤 사장을 면담했다.
이날 회동은 매우 이례적으로 빌 게이츠의 요청에 의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고, 조정남 사장은 『빌 게이츠로부터 MS의 「스팅거」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전략적 제휴의사를 타진받았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이어 『SK텔레콤의 경우 이미 무선 애플리케이션 프로토콜(WAP)을 탑재하고 있지만 빌 게이츠의 요청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MS는 이에 앞서 한국통신프리텔에도 「스팅거」를 사용해 달라는 제의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고, 한통프리텔은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MS의 이같은 요청은 한국 사업자들이 무선 인터넷 상용화를 가장 먼저 실현했기 때문에 시장선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고, 만약 국내 사업자들이 MS의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현재 WAP가 독주하고 있는 세계 무선 인터넷 표준시장에 일대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MS는 이와 함께 국내 이동전화사업자에 대한 지분참여도 적극 추진, 현재 모 사업자와 협상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양사가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MS가 국내 업체에 직접 자본참여하는 것은 두루넷에 이어 두번째가 된다.
루슨트 역시 국내 이동전화사업자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텔레콤99 기간중 루슨트의 최고위 경영자들을 잇따라 면담한 SK텔레콤의 최고위 관계자는 『루슨트가 무선 네트워크 진화에 SK텔레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루슨트가 차세대 네트워크 개발과정에서 장비는 물론 단말기, 서비스 운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제휴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루슨트가 토털솔루션 제공체제로 이행하고 있는 세계 통신시장 환경변화를 겨냥, 단말기와 서비스 운용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SK텔레콤과의 파트너십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이의 성사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네바(스위스)=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