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칩세트 시장, 대만 비아 "인텔 게섰거라"

 대만 비아가 칩세트시장에서 인텔을 위협하고 있다.

 비아의 국내 대리점인 FM컴(대표 홍정기)에 따르면 「프로 플러스」 「프로 133」을 비롯한 비아 칩세트의 국내 상반기 매출액이 600만달러에 달한 데 이어 올해 전체 매출액도 작년대비 두배인 1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국내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또 비아 칩세트의 전세계 주문량도 이달에만 역대 최고치인 400만개인 것으로 알려져 칩세트시장의 맹주인 인텔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비아가 이처럼 칩세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것은 인텔의 주력 칩세트인 「BX」의 품귀현상에 따른 가격인상과 차세대 제품인 「820(일명 카미노)」의 두차례 출시 연기로 인한 반사효과를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메모리와 데이터통신 규격이 100㎒인 싱크로너스(S)D램 대상의 「PC100」에서 800㎒의 램버스D램으로 전환하겠다는 인텔에 대항, 133㎒의 중간 규격인 「PC133」을 주장했던 비아의 정책에 상당수 PC 및 메모리반도체업체들이 동조, 이들 업체가 비아 칩세트를 적극 채택한 것도 매출 향상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FM컴이 삼보컴퓨터의 자회사인 이머신즈를 적극 공략, 올 상반기에 이머신즈의 데스크톱PC 「이타워 시리즈」 전체 생산물량의 절반 가량을 비아 칩세트로 공급해 선전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선정한 「인터넷PC」 12개 공급업체 중 5∼6개 업체가 비아 칩세트로 구성된 주기판을 채택해 이달 20일부터 출시키로 하는 등 칩세트시장에서 비아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아는 컴퓨터중앙처리장치(CPU)와 통신규격 133㎒(FSB133), SD램 지원의 「PC133」 , 가속그래픽포트(AGP) 4배속의 성능을 구현하는 「프로 133A」를 출시하는 등 신제품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비아의 선전을 낙관만 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만 지진사태로 인해 비아가 주문물량을 전량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고 이 틈을 노려 인텔이 「810 시리즈」 칩세트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어 비아의 입지가 위축될 것이라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또 인텔이 상반기 부진을 만회, 이머신즈가 최근 생산하는 PC 전량이 인텔 칩세트로 채택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국내 시장에서도 상반기와는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FM컴의 한 관계자는 『대만 지진사태로 인한 생산차질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비아가 한국시장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국내에서 요구하는 물량은 차질없이 공급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최근에는 국내 대형 PC업체들과 비아 칩세트 공급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고 비아가 최근 인수한 사이릭스 CPU와 칩세트를 동시(번들)에 공급하는 정책으로 이머신즈 대상 영업을 강화하면 올해 매출액 1000만달러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비아는 CPU시장에서 경쟁업체면서 인텔에 대항하고 있는 AMD와는 동반자관계를 구축해 필요할 경우 AMD CPU와 자사 칩세트를 번들로 공급하는 정책을 펼칠 계획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