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닉스 서버 시장에 한국IBM·한국HP·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빅3의 자존심을 건 한판싸움이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금융권 및 기업의 전산투자가 재개돼 유닉스 서버 시장이 이미 IMF 이전 수준을 상회할 정도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들 빅3의 시선이 이 시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닉스 서버의 성능강화로 메인프레임 수요를 흡수하기 시작하고 한편으로는 유닉스 서버 시장을 크게 잠식할 것으로 예상됐던 NT서버가 예상외의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이들 빅3로서는 IT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정면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여기에 한국IBM이 유닉스 서버로는 최강의 성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S80시스템을 앞세워 그동안 대형 유닉스 서버 시장을 주도해온 한국썬과 한국HP의 아성을 공략하면서 올 하반기 치열한 경쟁에 불꽃을 댕긴 격이 됐다.
한국IBM이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적용해 우선 공급하기 시작한 대형 유닉스 서버 S80시스템은 일단 IBM이 유닉스 서버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만큼 4장의 구리 재제의 펄서(Pulsar)프로세서에서 펼쳐지는 높은 성능과 저렴한 가격 등으로 경쟁업체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이 시스템에 대한 벤치마크 시험기관인 TPC위원회(Transaction Processing Performance Council)의 시험결과가 현재 나와 있는 단일 대칭형 다중 프로세싱(SMP:Symmetric MultiProcessing)을 채택하고 있는 유닉스 서버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나 그동안 이 분야 최고를 자랑했던 썬의 E10000시스템을 압도한 것.
따라서 S80시스템의 저렴한 가격 및 운용비용은 경쟁업체들로 하여금 대형 유닉스 서버 시스템에 대해 가까운 시일 내에 가격인하는 물론 기존의 신제품 발표 일정도 앞당기도록 강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성의 입장에 있는 한국썬은 E10000이 이미 성능이나 서비스 면에서 한국 고객에게 인증을 받은 만큼 당분간 대형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는 썬의 우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일단 수치상에서 업그레이드 제품인 E20000이 나오기 이전까지는 수세에 몰릴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한국HP는 대형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내년초에 선보일 V2600시스템을 앞세워 IBM의 S80시스템과 성능경쟁을 벌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따라서 이들 대형시스템보다는 중형시스템인 N클라스에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국HP가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 시장을 목표로 내놓은 저가형 유닉스 서버 제품 N클라스가 발표 6개월만에 230여대나 판매되는 등 뚜렷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특히 뛰어난 성능과 확장성, 파격적인 가격으로 인해 대형 시스템 영역까지 대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어쨌든 대형 유닉스 서버를 앞세워 메인프레임 시장을 공략하면서 한국IBM을 과롭혀왔던 서버의 강자 한국썬과 한국HP가 이제는 한국IBM의 유닉스 서버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야 하는 수세적인 입장에 몰리고 있어 자존심을 건 이들 빅3의 뺏고 뺏기는 공방전은 올 하반기 IT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