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인 큰 잔치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권의 명실상부한 국제영화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www.piff.org)가 그 네번째 막을 올렸다.

 14일부터 23일까지 열흘간의 일정으로 펼쳐질 이번 영화제는 정부지원금·부산시 보조금·입장료 수입 등 총 27억여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돼 국내외 영화인과 영화팬들이 한자리에 어울릴 수 있는 한바탕 잔치가 열린다.

 전세계 54개국의 208편에 달하는 영화가 선보이고 그 작품들과의 교류를 통해 국내 영상산업의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리며 세계화해 보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지난 14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은 그야말로 참관객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200여명에 달하는 국내외 유명 영화인을 비롯, 총 5000여명의 관객이 참가해 함께 영화제의 시작을 알렸으며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각계의 축하메시지와 화려한 영상쇼가 펼쳐졌다.

 국내 영화로는 처음으로 이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은 예매열기만큼이나 개막식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다. 본격적인 초청작 상영은 15일부터 시작돼 폐막작인 중국 장이모 감독의 「책상서랍 속의 동화」가 상영되는 23일까지 수영만 요트경기장의 야외상영관과 대영시네마 5개관, 부산극장 4개관, 국도극장 1개관, MBC 시네마홀 1개관 등 총 12개관에서 상영된다.

 상영작은 △아시아 영화의 창(아시아 감독들의 신작 및 화제작 소개) △새로운 물결(아시아 신인감독의 첫번째 또는 두번째 장편영화 경쟁부문) △한국영화 파노라마(올해 제작된 우수 한국영화 소개) △월드시네마(세계 각국의 화제작 및 우수작 소개) △와이드앵글(단편영화·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등 소개) △오픈시네마(전세계 흥행작을 야외상영관에서 상영) △특별상영 및 회고전 등 7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주요 추천작들로는 아시아 영화부문에 초청된 「펑크난 타이어」, 필리핀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문제와 극복을 다룬 「레아 이야기」, 태국의 설화를 소재로 한 페미니즘 영화 「낭락」, 60년대 일본의 생활상을 다뤄 올해 로테르담 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한 「철도원」, 오픈시네마 부문에 초청된 이탈리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비시지드」, 월드시네마 부문에 초청된 러시아 알렉산드르 로고슈킨 감독의 「검문소」, 도쿄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레드바이올린」 등이 눈길을 끈다. 우리 영화로는 「송어」와 「거짓말」 등이 맞선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