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 KBS 지역 방송국의 로컬방송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정기)가 최근 발표한 「99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KBS지역방송국의 로컬방송 비율은 라디오의 경우 평균 5∼16%에 머물고 있으며 TV방송의 로컬방송 비율은 3∼10%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MBC계열사와 종교방송국들은 평균적으로 20∼30%의 로컬방송 비율을 유지, KBS와 대조를 보였다.
이처럼 KBS지방방송국들의 로컬 편성 비율이 낮은 것은 인력 및 방송 설비의 부족 등으로 서울본사에서 전송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그대로 지역방송을 통해 내보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KBS 라디오의 경우 로컬방송 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방송총국의 경우 AM1라디오의 로컬편성 비율이 고작 5.6%에 불과, 네트워크 의존도가 높았으나 FM라디오의 로컬 편성은 13.6%를 차지, 비교적 자체 편성 비율이 높았다. TV는 10.6%를 자체 편성했다.
FM라디오의 경우 창원·광주·대전·춘천방송총국 등의 로컬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9.1% 수준이었으며 청주·제주방송총국 등은 13.6% 수준이었다.
TV는 지방방송국들이 평균적으로 10% 내외의 로컬편성 비율을 보였다.
이에 비해 MBC계열사의 로컬편성 비율은 다소 높은 편이었다.
FM라디오의 경우 부산MBC와 대구MBC가 29.5%였고 광주MBC는 28.6%, 대전MBC는 38.1%, 강릉MBC·여수MBC 등은 19% 선으로 다소 낮았다.
TV는 부산 17.3%, 대구 15.8%, 대전 14.2%의 로컬편성 비율을 보였다.
기독교방송·극동방송 등 종교방송의 로컬비율은 타방송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대전극동방송과 창원극동방송은 각각 85.1%, 75.2%의 로컬편성 비율을 보였고 기독교방송의 지방 방송국은 20∼27%의 로컬편성 비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불교방송은 부산·광주·대구 등 지역 로컬편성 비율이 11.2%에 불과해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역민방은 TV의 경우 대부분 자체 편성 비율이 10∼17%에 머물고 있으나 라디오 방송은 천차만별이었다.
라디오의 경우 부산방송은 로컬 편성이 무려 58.9%, 대구방송은 40.6%에 달했으나 대전방송은 18.2%, 울산방송은 12.6%, 광주방송은 20.8%에 불과했다.
방송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지방방송의 프로그램 편성이 지나치게 중앙의 네트워크에 의존할 경우 지역 실정과 괴리된 프로그램이 양산되고 지역매체로 뿌리내릴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