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으로 인한 국내 인쇄회로기판(PCB)용 원판 수요 부진과 계열사의 좌초로 경영난에 처했던 국내 유력 PCB원판업체인 신성기업(대표 이종열)이 과감한 재무구조 조정을 통해 거듭나고 있다.
지난 97년 예기치 못한 IMF사태로 PCB 핵심 소재인 원판의 국내 수요가 급격히 줄어 들어드는 바람에 신성기업은 엄청난 재고부담에 휩싸이게 됐다.
여기에다 가전용 페놀 원판 생산 전문업체로 출범시킨 신성소재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를 내 모기업인 신성기업의 매출액은 97년 184억원에서 98년 132억원으로 급감할 정도로 경영난은 갈수록 악화됐다.
창사 이후 최대 고비에 직면한 신성기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기를 위한 과감한 재무구조 조정에 착수했다.
우선 산더미처럼 쌓인 원판 재고를 줄이기 위해 수시로 조업을 단축하는가 하면 공장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물론 이 와중에 일부 종업원을 내보내는 아픔도 겪었다.
내실을 다지기 위한 감량경영과 더불어 신성기업은 해외시장 개척에 눈을 돌렸다.
내수시장이 급도로 얼어붙어 감산조치를 하더라도 재고물량을 소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 수출처이던 홍콩 등 동남아시장에 대한 수출물량을 증대하고 유럽·미주지역으로 수출처를 다변화했다.
그동안 다소 미진했던 중소 PCB업체와의 관계를 개선, 내수시장의 저변을 넓혀 나가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도 구사했다.
이같은 경영정상화 전략이 주효해 올 3·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600% 정도 늘어나는 성과를 올렸다.
여기에다 그동안 큰 짐으로 작용해온 신성소재에 대한 법원의 화의가 받아들여진 것도 신성기업에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악성 재고 감소와 매출 확대에 힘입어 재무구조가 개선되자 신성기업은 대대적인 사업구조 조정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현재 페놀 원판과 에폭시 원판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대구 구미공장을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에폭시 원판 전문공장으로 전환하고 페놀 원판은 신성소재의 경남 사천공장에서 전담하는 이원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
아울러 현재 월 2만장 규모의 에폭시 원판 생산능력을 올해 안에 월 5만장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이종열 사장은 『재무 및 사업구조 조정작업이 마무리되고 에폭시 생산설비 증설이 성공리에 끝나게 되면 올 연말까지 250억원의 매출실적과 부채비율 30%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부채비율 0%의 무차입이 가능한 우량 PCB 원판업체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