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업소용 게임기업체인 고나미가 국내의 한 음악 시뮬레이션 게임기 업체를 상대로 특허 침해를 경고하고 나서 자칫 한·일간 특허분쟁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나미는 최근 한국의 A사가 올 상반기부터 공급에 나선 음악 시뮬레이션 게임기 「EZ2DJ」가 자사의 특허기술을 침해해 제작된 것이라며 이 제품의 제조·판매 중지 및 이미 생산된 제품의 파기 및 보상을 요구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고나미는 특허침해 경고문을 통해 A사의 제품 특성인 화면안에 있는 트랙위로 막대기가 오르내리고 그것이 특정 위치에 올 때 타이밍을 맞춰 버튼 등을 조작하는 기능이 자사의 음악 시뮬레이션 핵심기술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 기술은 이미 한국에도 특허를 출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같은 특허침해 경고문 발표 배경에 대해 일본외의 지역에서 자사게임을 모방하거나 아이디어가 도용된 제품들이 대량 유통됨은 물론 이 모방품들이 일본에 대량으로 역수입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사의 한 관계자는 『특정한 게임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저작권이나 특허소송을 건다면 걸리지 않는 회사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는 고나미가 음악 게임시장을 독식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고나미의 특허침해 주장을 반박할 충분한 근거와 자료를 가지고 있으나 고나미로부터 법적 소송이 제기되기 전까지는 공식적인 대응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회사측의 입장을 밝혔다.
고나미는 지난 97년말 음악 시뮬레이션 게임 「비트마니아(Beat Mania)」를 최초로 상품화, 업소용 게임기 시장에 바람을 일으켰으며 자국내에서도 유사한 제품을 출시한 잘레코·남코 등 경쟁사들과 특허침해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나미는 또 「비트마니아」 외에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댄스 시뮬레이션 게임인 「DDR(Dance Dance Revolution)」와 악기 연주 시뮬레이션 게임기 등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국내에는 음악 시뮬레이션 게임이 작년말부터 선보였으며 현재 EZ2DJ외에도 무려 10여종의 제품이 출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