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뉴스&밀레니엄> Focus.. 저작권법의 쟁점들

 디지털시대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논쟁의 활발함에 비해 결론은 그다지 명쾌하지 못하다. 그만큼 디지털 환경을 설득력있게 설명하는 전문가가 적다는 반증이다.

 디지털 지재권을 둘러싼 논쟁은 디지털 환경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까지 종식되지 않을 전망이다.

 뜨거운 쟁점 가운데 하나는 「실제와 가상세계에 동일한 법칙을 적용할 수 있느냐」는 것. 지재권 보호론자들은 인터넷과 같은 사이버세계도 실제 세계와 결코 다르지 않으며 따라서 기존의 지재권은 사이버세계에서도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반대론자들은 3차원 현실에 기반을 둔 실정법을 4차원 현실인 가상세계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며 지재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내외 법 개정의 흐름은 지재권보호론자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그렇지만 사이버세계에 대한 해석이 아직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 논쟁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논쟁의 연장선에 있는 것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지재권 범위 논쟁이다.

 최근 국내외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사업기법과 같은 새로운 특허가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이 마치 「공기」처럼 일상화될 때에도 이러한 특허가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한 방문판매업자가 새로운 판매 기법을 고안했다고 해도 이를 특허로 내지 않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국내에서 법 개정과 관련한 논쟁 주제 가운데 하나로 디지털화권과 전송권의 인정 여부가 있다.

 인터넷 환경의 확산으로 저작물의 복제와 유통이 갈수록 쉬워진다. 저작권의 침해 사례도 급증할 게 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디지털화권과 전송권이다.

 저작권자에게 이 권리를 줘 전자우편 등에 의한 무제한 복제를 막겠다는 것. 미국과 독일 등은 이미 디지털화권과 전송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저작권법 개정안에 해당 조항을 신설할 예정이다.

 문제는 파일을 전달하며 전자메일 송신에 대해 유형물 제작을 전제로 한 기존의 복제 이론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느냐는 것. 또 디지털송신은 양방향인 동시에 1대1 송신이라는 특성으로 공연·방송 등과 다른 특성을 갖고 있는데도 디지털 전송권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도 일부 있다.

 대체로 저작권자 보호 차원에서 디지털화권과 전송권을 인정하는 추세. 그렇지만 △일시적 저장의 저작권 침해 여부 △인터넷송신을 방송으로 인정하느냐의 여부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의 보호 책임 여부와 같은 또다른 논쟁거리를 낳고 있다.

 일시적 저장의 경우 검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웹브라우저의 캐시기능이나 프로시서버에 임시로 생성되는 복제본을 저작권 침해로 볼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

 또 현행 방송법은 방송에 대해 저작권 침해에 대한 면책 사유를 두고 있는데 음악이나 영화와 같은 콘텐츠를 보내주는 인터넷방송이 방송이냐 아니냐도 쟁점이다.

 ISP의 책임 논쟁은 디지털저작물을 유통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ISP에게 이에 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렇지만 ISP들은 디지털 저작물을 전달하는 매개체일 뿐이며 현실적으로 수많은 콘텐츠를 관리할 수 없고, 결국 이용자 권한을 제한할 수 있다며 일방적인 책임 전가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 논쟁은 디지털복제기기를 생산하는 업자에게 일정한 보상금을 저작권자에게 주도록 하는 「사적복제보상금제도」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