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상의 저작권 및 상표권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외 분쟁사례를 살펴본다.
지난 8월 말 천리안·하이텔·나우콤 등 PC통신업체들이 MP3 음악파일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자, MP3 파일개발업체들이 이들을 상대로 음악파일 전송서비스 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때 법원은 PC통신업체들에게 서비스를 재개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MP3관련업체들이 계약에 의해 PC통신업체들에 파일 서비스를 제공해온 만큼 이들이 음악저작권자들과 저작권 사용료 분쟁을 이유로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판결이유였다.
소프트웨어재산권보호위원회(SPC)는 최근 SK텔레콤 넷츠고의 일부 동호회 자료실에 회원사인 나모인터랙티브의 유가 홈페이지 저작도구 「나모웹에디터」가 올려져 수백여명이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적발해냈다. SPC는 지난 8월 서울지검에 관리감독상 불법복제를 방치한 책임을 물어 넷츠고를 고발한 상태다.
지난 8월 서울지법은 윤디자인연구소 등 컴퓨터프로그램 개발업체 5곳이 한글서체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침해당했다며 마모씨를 상대로 낸 제조 및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저작권은 표현을 보호하기 위한 권리인 만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구현되는 결과물이 서로 같더라도 특정 프로그램의 구성내용 자체를 복제·개작한 것이 아닌 이상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지법은 최근 유명 화장품·의류업체인 샤넬이 「샤넬」이라는 글자가 포함된 인터넷 주소로 향수 등을 판 혐의로 적발된 김모씨를 상대로 낸 상표권 등 침해금지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일반인들이 샤넬 상호를 이용한 피고의 도메인네임을 샤넬사의 영업활동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만큼 이를 통해 향수와 속옷 등을 판매한 피고의 행위는 영업주체에 혼동을 주는 부정경쟁행위로 봐야 한다』며 원고승소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측에 한국인터넷정보센터에 등록한 「chanel.co.kr」라는 도메인네임의 등록도 말소하라고 판결했다.
하우콤한국통신, 마이크로소프트(주)마이크로소프트(한국법인), 윤조하이트맥주, 월드코언론문화사, 한국데이타정보KNK텔레콤, 녹원삼성물산, 중앙유통신도리코 간에도 도메인 네임 분쟁에 휩싸이거나 분쟁을 겪은 경우다.
이밖에 음악채널 MTV는 「mtv.co.kr」라는 도메인을 보유하고 있는 나우정보기술을, 미국 통신업체인 넥스텔커뮤니케이션스사는 「nextel.net」이라는 도메인을 선점한 국내 ISP인 넥스텔을 각각 상대로 협상을 진행중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는 ISP가 인터넷을 통해 포르노물을 유통시킬 경우 전기통신사업법 또는 청소년보호법 규정에 따라 2∼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사업 등록취소 및 폐지명령을 내릴 수 있는 특별조치법의 제정을 추진중이다.
현재 음란정보의 유통을 차단하려면 사전에 음란사이트의 장소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실정. 그러나 데이터베이스화는 막대한 인력과 비용이 들고 매번 새로 생겨나는 음란사이트 정보를 갱신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추진하는 특별조치처럼 작업의 주체나 비용에 대한 고려 없이 무조건 ISP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기는 하다.
최초의 도메인 네임 분쟁사건으로는 맥도널드사(www.mcdonalds.com)와 미국의 인터넷 잡지인 와이어드지 기자간에 벌어진 경우를 들 수 있다. 와이어드지 기자는 「mcdonals.com」을 선등록한 다음 맥도널드측에게 도메인 네임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초등학교에 컴퓨터를 기부하라는 기사를 게재, 관심을 모았다. 결국은 맥도널드가 이에 굴복해 조건을 수락하고 도메인 네임을 찾을 수 있었다.
세계적인 케이블 음악방송사인 미국의 MTV(www.mtv.com)와 전직 비디오자키간 분쟁은 법정공방에 앞서 화해로서 결론을 낸 사건으로 유명하다. MTV측은 「mtv.com」이라는 도메인을 통해 매일 록음악계 소식을 제공하던 아담 커리에게 상표 침해와 불공정 경쟁이라는 명목으로 소송을 제기,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양자가 화해함으로써 현재는 MTV사가 「mtv.com」을 사용중이다.
지난 8월 미국 연방법원은 인터넷상의 지적재산권 침해혐의로 오리건주립대 재학생인 제프리 제럴드에게 사상 첫 유죄판결을 내려 화제를 모았다. 게임프로그램, 디지털영화, 컴퓨터프로그램 등을 불법복사해서 네티즌들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유죄판결의 이유였다. 유죄의 근거는 인터넷프로그램 불법복사 및 배포를 금지한 「전자해적행위 방지법」(97년 제정)을 위반했다는 것.
온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