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의 세계에서 비트의 세계로 전환하는 데 따른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우리의 의뢰인들은 먼저 그들의 고객뒤에 숨기부터 한다. 그들은 시장이 아직 준비돼 있지 않고 사람들이 컴퓨터를 두려워하는 데다 인터넷도 무서운 존재라고 말한다. 도대체 누가 두려워한다는 것인가?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실현가능하게 된 디지털 기술과 킬러앱이 비즈니스에서 대부분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들 기술로 고객에 대한 반응이 몇 년에서 며칠로 단축되다 보니 기존 사업방식이 하룻밤새에 무너지고 말게 된다.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많은 변화는 이익을 가져다 주는데 이는 고객들이 지난 몇 년 동안 향유해 온 경제생활의 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 당신이 걱정해야 할 것은 「분열의 법칙」이다. 고객과 다른 사업 파트너들을 위해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은 그들이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컴퓨터의 사회적 중요성을 연구하는 MIT 미디어연구소의 디지털 라이프 프로그램 책임자 앤디 리프먼은 최근의 컨설팅 프로젝트에서 이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의뢰인은 무역과 운송관련회사 그룹이었는데, 처음에 그들은 그들의 고객과 공급업체가 전자적 인터페이스로 전환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리프먼은 『왜 걱정하느냐』고 물었다. 전자 인터페이스란 다른 게 아니라 전화·TV·현금입출금기(ATM)·식료품점의 스캐너·자동차 계기판, 심지어 자동 버스환승까지 일상적으로 접하는 것이다. 인터페이스가 기존의 의미를 유지하는 한 고객들은 자신들에게 익숙한 행동방식을 기술이 대체했는지 알지도 못하며, 안다 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자동차 계기판의 게이지도 어쨌든 실제 게이지와 똑같이 생겼다. 번호가 불려지면 숫자가 없어지는 전자 빙고 카드도 마찬가지다.
전자상거래는 카탈로그 쇼핑이 갖는 느긋한 편리함과 TV쇼핑이 갖는 뛰어난 인터페이스를 결합한 혁신적인 개발품으로 거의 모든 고객이 처음부터 여기에 적응하게 됐다. (현재의 성장률대로라면 미국의 TV쇼핑 매출은 2000년까지 6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고객들에게 전자상거래는 음성과 영상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다른 구매자와의 실시간 상호작용까지도 지원해주는 양방향 카탈로그와 같다. 반면 기업은 전자상거래가 물리적 상점이 갖는 많은 가치를 상쇄시킨다는 사실에 직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