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자동화사업 전문화 "바람"

 그동안 대기업이 주도한 빌딩자동화시장이 전문기업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대기업 지능형빌딩시스템(IBS)사업부가 분사해 전문기업으로 새출발하고 외국계 전문 빌딩자동화업체들이 국내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정보기술 IBS팀은 최근 분사해 「i콘트롤스」라는 이름의 빌딩자동화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새 출발했다. 자본금 15억원으로 새롭게 설립된 i콘트롤스는 제어·통신과 자동화 전문업체로 국내외 인텔리전트빌딩과 관련한 첨단시스템을 개발, 공급키로 했다. 특히 이 회사는 전문기업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현대그룹 위주의 시스템 공급에서 벗어나 새로운 신규 시장 발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LG와 미국 하니웰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LG하니웰도 이에 앞서 지분 50%를 미국 하니웰사에 매각하고 미국 하니웰의 현지법인인 「한국하니웰」로 새롭게 출발했다. 각종 자동화시스템 전문업체로 새롭게 출발한 한국하니웰은 빌딩관리·공장제어·CCTV카메라·광전센서·디지털 제어기 등을 주력 품목으로 국내 시장의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빌딩자동화와 산업제어시스템 전문업체인 야마다케도 최근 한국내에 별도 지사를 설립하고 국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하니웰과 협력관계를 맺어 왔던 야마다케는 이번 홀로서기를 통해 빌딩자동화 분야를 전문으로 국내에서의 인지도를 높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더욱이 한국야마다케는 국내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위해 전문적인 소프트웨어(SW)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한국에 두기로 했다.

 지난 91년 설립된 빌딩자동화업체인 랜디스기어코리아도 지난해 말 지멘스와 랜디스사의 합병에 따라 회사이름을 「에스비티」로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다. 에스비티는 최근 사업 분야를 크게 늘리는 한편 연구개발인원을 충원하고 본격적인 시장경쟁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췄다.

 이같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현대가 IBS사업 분야를 별도로 독립하고 외국계 전문기업이 국내 시장진출을 가속화함에 따라 삼성SDS·대우정보시스템 등도 관련 분야의 분사나 매각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여 국내 빌딩자동화시장은 점차 전문기업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존 빌딩자동화 전문업체인 나라콘트롤·국제콘트롤 등과 치열한 시장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콘트롤스 장해성 사장은 『사실 기술 개발이 빠르고 즉각적인 시장 대응력이 필요한 빌딩자동화 분야는 전문기업이 시장 개척에 유리한 면이 많다』며 『비록 구조조정 등 외부적인 변화때문이지만 이같이 전문기술을 기반한 전문기업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것은 국내 빌딩자동화업계에도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