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 「산 증인」
시스템통합(SI)업계 사람들은 송병남 전 기아정보시스템 및 기아자동차 사장(62)을 이렇게 부른다.
그가 경영자문가로 거듭났다. 올초 몸을 담은 세동경영회계법인이 안진회계법인에 흡수합병되면서 출범한 아더앤더슨그룹의 부회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정보기술(IT)컨설팅사업을 총괄하는 자리다.
집무실 서가에 꽂힌 지식경영, 아웃소싱, 전사적자원관리(ERP) 등의 책들은 그가 아더앤더슨그룹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일러준다.
『책 읽을 시간이 적지만 제목만 봐도 도움이 됩니다. 컨설팅업체에 들어와 보니 이러한 신 경영기법이 절실하게 와 닿네요.』
송 부회장이 특히 관심을 갖는 분야는 지식경영. 산업사회가 지식산업의 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지식경영을 도입하지 않고 살아남을 기업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건강한 사람도 정기검진을 받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시로 외부 컨설팅전문기관으로부터 점검을 받아야 제대로 기업을 경영하는지 알 수 있어요. 지식경영과 같이 변화무쌍하고 새로운 IT경영 분야에서는 컨설팅이 더욱 필요합니다.』
SI업계의 대부답게 SI업계를 바라보는 그의 눈길은 각별하다.
『SI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국내 시장은 좁아요. SI업체들도 국내 시장만 놓고 경쟁하기보다는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업체마다 축적한 노하우가 상당한 수준입니다. 세계시장을 무대로 외국 SI업체와 충분히 겨룰 만합니다.』
그는 기아자동차의 매각협상을 총괄하던 지난해 103일 동안 하루도 쉬지 못한 적이 있다. 그 때에 비하면 요즘 송 부회장은 느긋한 편이다. 그렇지만 고객사 방문, 경영자 면담 등으로 송 부회장은 기아시절 못지 않게 바쁜 하루를 보낸다. 성기수 전 동명대 총장, 조선형 왕글로벌코리아 고문, 김영태 LGEDS 고문 등 원로들과 매달 한번씩 갖는 「리베라모임」도 꾸준히 참석한다.
송 부회장은 새로 나온 기술이나 이론을 알기 위해 새벽에 전문가를 불러들여 과외를 받는 「공부하는 경영자」로 유명하다.
『비록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라 해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기꺼이 하는 사람은 일의 성취감과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IT업계 원로가 후배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