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항우연-KAIST 인공위성센터 통합 검토

 위성관련 연구개발업무가 중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한국항공우주연구소(소장 장근호)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원장 최덕인) 인공위성센터를 통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항우연과 KAIST 인공위성센터로 이원화된 인공위성 개발업무를 하나로 묶기로 하고 양 기관에 기술교류방안, 중복투자 방지, 업무상 마찰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이달말까지 제출토록 지시했다.

 과기부의 이같은 입장은 사실상 양 기관의 업무를 통합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결과가 주목된다.

 과기부는 이와 관련, 올해 인공위성센터 예산 50억원(MSC사업 40억원 포함)과 항우연의 다목적 실용위성 2호 개발사업 예산 100억원에 대한 집행을 중단하고 연내에 이들 두 기관의 통합문제를 매듭짓기로 했다.

 과기부의 이같은 방침은 양 기관이 다목적 실용위성 1호와 우리별위성을 각각 개발하면서 기술교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데다 인공위성센터 측이 전문인력 양성을 기피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연내에 인공위성 연구개발사업 주체가 하나로 통합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과기부의 고위 관계자는 『인공위성센터가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다목적 실용위성 개발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과학위성 개발만이 국가우주개발의 목표가 될 수 없다』고 말하며 『모두 150여명밖에 안되는 위성개발인력을 두 기관으로 나눠 각각 연구개발에 나서는 것은 국가적으로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항우연과 인공위성센터가 최근 5∼6년 동안 위성연구 개발 등에 있어 서로 견제만 했지 기술교류나 인력교류는 전혀 없었으며 일부 과제의 경우 실용성보다는 연구자의 연구의욕 때문에 연구비가 지원되는 경우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하고 『최근 시작한 1m급 고해상도 카메라(MSC)개발사업 이외에는 공동연구나 협력연구사업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과기부는 이와 관련, 오는 2015년까지 발사할 과학위성을 당초 7개에서 4개로 줄이고 다목적 실용위성 개발사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항우연 측은 『인공위성센터의 우리별위성은 실험위성으로 다목적 실용위성과 비교하면 아마추어 수준』이라며 인공위성센터 측과의 기술교류를 꺼려왔고, 인공위성센터 측 역시 『100kg급 소형위성의 경우 경쟁력이 있다』며 독자적으로 우리별위성 연구를 추진해왔다.

 과기부는 두 기관의 통합안으로 △물리적 통합 △독립된 형태를 유지하면서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 △인공위성센터의 항우연 부설기관화 등을 놓고 심도있게 검토, 연내에 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인공위성센터는 어떤 형태로든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인공위성센터 측은 총리실 등 정부 관계자와 잇달아 접촉을 갖고 『100㎏급의 위성체를 자체 제작할 수 있는 곳은 전세계에서 10여곳도 안된다』며 『이러한 기술력을 가진 대학 연구기관인 인공위성센터를 통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최근 양 기관은 과기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협의체를 만들어 정기적인 업무협력을 논의하는 방안 등에 대한 합의를 도출중에 있으나 이같은 양 기관의 방안을 과기부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대전=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