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세륨 슬러리 관심 집중

 산화세륨(CeO₂)이 차세대 반도체 슬러리 재료로 부상할 전망이다.

 최근 들어 반도체 분야에서 나타나는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은 화학·기계적연마(CMP) 기법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 산화막이 입혀진 실리콘 웨이퍼의 표면을 평평하게 하는 CMP는 기술개발의 여지가 많은 공정으로 업체들의 관심이 유난히 몰리는 분야다.

 CMP에 없어선 안될 핵심물질인 슬러리 역시 성능이 개선된 제품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슬러리는 연마제와 물, 화공약품 등을 섞어 놓은 액체로 지금까지는 산화규소(SiO₂)를 연마제로 한 슬러리가 주종을 이뤄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산화세륨이 등장, 산화규소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물론 지금 당장 세대교체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다는 게 그 이유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산화세륨 슬러리가 장점이 많아 여러 업체들이 도입을 시도중이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아 3∼4년내에 상용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반도체기술 개발의 속도가 워낙 빨라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순간에 산화세륨 슬러리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단점보다 장점이 보다 크게 부각될 경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산화세륨 슬러리의 장점은 산화규소 슬러리보다 연마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10배까지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속도는 공정 스루풋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큰 이점이 아닐 수 없다.

 중성이면서 연마제 입자수가 적어 환경처리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것도 유리한 점이다. 특히 최근 들어 PCB·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환경공해 논란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은 산화세륨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단점도 많다. 희귀성 물질이기 때문에 가격이 산화규소에 비해 8배 가량 높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입자가 커서 웨이퍼 표면에 쉽게 흠집이 날 수 있는 것도 애로사항이다. 이런 점이 쉽게 양산에 돌입하지 못하는 원인들이다. 이 때문에 일본의 히타치·도시바·미쓰비시 등 몇개 업체들만이 현재 실험중이며 실제로 직접 제품을 시중에 공급하는 곳은 아직 없다.

 이와 관련, 국내 반도체산업 종사자들은 시기만 문제일 뿐 산화세륨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데 많은 표를 던지고 있다. 반도체 정보제공 전문 홈페이지인 세미월드(www.semiworld.com)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설문참가자 167명 가운데 60% 가량인 101명이 산화세륨이 차세대 반도체 슬러리 재료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데 찬성하고 있다. 산화세륨이 산화규소의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을지 또 그 시기는 언제가 될 것인지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