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보화 역기능" 대책 서둘러야

 21세기 지식정보사회 구현의 훼방꾼이 바로 정보화 역기능이다. 음란물 유통과 유언비어 등 사이버테러와 도·감청, 전산망 침입 등은 개인 차원을 넘어 국가안위와 사회의 건전한 윤리확립에 심각한 걸림돌이다. 이런 정보화 역기능을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정보대국 건설은 불가능할 것이다.

 정부가 이번에 도·감청, 사이버테러, 암호산업 육성과 정보보호문제를 전담하는 정보보호국을 신설하고 국가정보원이나 검찰 등 관련부처의 정보보호 기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정보통신부가 마련한 「범정부적 정보화 역기능 방지대책」은 통신·금융 등 국가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테러를 비롯한 새로운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법률을 제정하고 정보화 역기능과 정보보호에 대한 대국민 홍보활동을 펴는 등 다양한 방안을 담고 있다. 또 정보화 역기능을 기술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정보화 예산 중 일정액을 핵심 정보보호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연평균 성장률이 32%선인 정보보호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공공기관이나 기업·개인은 급격히 늘어났지만 국내 전산망의 보안상태는 허술한 점이 많았다. 그것은 기업체나 대학·관공서 등의 전산망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해킹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정보보호센터가 발표한 국내 전산망 피해상황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 말까지 피해건수가 280건에 달하며 이 가운데 60%인 170건이 해외 해커들의 소행으로 나타났다. 외국 해커들의 사고건수는 지난 97년만 해도 8건에 불과했으나 98년에는 77%인 123건으로 급증했다.

 또 컴퓨터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도 심각한 문제다. 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94년 76종이던 바이러스가 95년 128종, 96년 226종, 그리고 지난해는 276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병원이나 증권전산망·대학·행정기관 등 다양한 생활현장에서 많은 타격을 주고 있다. 이런 바이러스들이 국내 컴퓨터에 숨어들어 일시에 작동한다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은 엄청날 것이다. 더구나 앞으로 전자상거래가 보편적인 생활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경우 보안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밖에 통신비밀 침해 및 개인정보 오남용과 인터넷을 이용한 범죄행위 등 정보화 역기능은 계속 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기회에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보안대책을 마련해 정보보안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자면 우선 정부부처내 정보보안 업무의 영역과 한계를 명확히 하고 정보보호 조직을 강화해 업무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음란물 차단이나 인터넷범죄 단속과 사이버테러 등에 대응하기 위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관계부서간 유기적인 업무협조 체계도 구축해야 할 일이다.

 특히 정부와 민간기업들의 보안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그러자면 정보화 예산 중 일정액을 정보보호기술 개발에 투입해 관련업체들이 이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사용자 중심의 정보보안 교육을 내실있게 실시하고 필요하다면 학교교육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정보화 역기능은 서둘러 방지해야 할 우리 공동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