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앨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요즘 우울하다. 오라클의 주요 임원진들이 최근 회사에서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 특히 이들이 경쟁사에 다시 선임된 것도 앨리슨에게는 신경 쓰이는 문제.
지난주에는 오라클 영국지역 사업을 총괄했던 필립 크래포드 부사장이 경쟁사인 EDS의 유럽지역책임자로 선임됐다. 크래포드는 오라클 영국법인의 매출액을 2억7000만달러에서 10억달러로 끌어올린 입지전적인 인물.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12년간 잔뼈가 굵은 폴리 섬너 이사가 독립해서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 벤처업체를 설립, 오라클의 영역을 침범해옴으로써 앨리슨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이보다도 더욱 앨리슨을 자극했던 인물은 바로 얼마전까지 오라클의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경영을 담당했던 마이크 신야 이사. 신야는 최근 전사적자원관리(ERP)분야 경쟁사인 바안에 영입돼 오라클과 정면 대결하는 자리를 맡게 됐다고.
정혁준기자 hjjo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