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대우 계열사에 대한 여신 손실률이 50%만 돼도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손충당금 부담이 큰 서울·제일은행과 부실요인을 안고 있는 한국·대한투신, 서울보증보험에 대해서는 공적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정부는 또 금융기관의 손실분에 대해 탕감방식이 아닌 출자전환이나 전환사채(CB) 발행, 채무조건 변경 등의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정부는 26일 청와대에서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 이헌재 금감위원장, 이기호 경제수석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장관회의를 열고 대우채권관련 현안을 점검,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부는 이미 필요한 대책을 마련한 상태라며 금융시장 상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대우 계열사를 회생시키기 위해 금융기관들이 적정규모를 초과하는 부채에 대해 출자전환 등에 따른 채무조정으로 50%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도 26일 대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 여신 손실률을 평균 50%로 잡아도 은행과 투신, 증권 등 금융기관들이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대우 손실률을 50%로 보고 은행이 올해와 내년 각각 50%의 대손충당금을 마련하게 되면 문제가 없으며, 올해 100%를 모두 적립한다해도 1∼2개 은행을 제외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투신과 증권사 역시 손실분담분이 크지않아 대우사태 이전부터 문제가 있는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외엔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 위원장은 대우손실로 인해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금융기관은 서울은행·제일은행을 비롯해 대한투신과 한국투신, 서울보증보험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워크아웃에 따른 주주 손실분담과 관련, 이 위원장은 채권단이 출자전환시 필요한 만큼 감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문제의 경우 구조조정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나 불법사례 사실이 드러날 경우 책임을 엄격히 물을 것이며 김우중 회장의 거취 문제는 워크아웃계획 수립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우 해외채권단 운영위원회 소속 8개 주요 금융기관과 대우측은 지난주부터 미국 뉴욕에서 대우 채무지불유예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