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사업의 추진여부가 기업가치(주가)를 높이는 핵심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업이 인터넷 전문업체로 꾸준히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갖추지 못하면 단기간내에 주가폭락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인터넷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이라는 포장만 씌우면 주가가 폭등하던 지난 6∼8월과는 달리 최근에는 실적과 성장기반을 기준으로 인터넷기업들의 주가가 양분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한화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인터넷시장의 변화와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나스닥시장에서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주가변동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주가양극화 추세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증시가 나스닥시장과 강력한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수개월가량 후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인터넷기업들의 주가향배를 가늠하는 기준으로도 설득력을 지녀 주목된다.
대표적인 상장 인터넷종목인 삼성물산과 한솔CSN의 경우 올들어 최고가 대비 현재 주가수준이 63∼64%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코스닥시장의 대표적인 인터넷종목인 골드뱅크는 최고가 대비 현재 주가가 10% 수준에도 못미쳐 뚜렷한 양극화 경향을 나타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업종 및 증시 전반의 요인 외에도 일정수준의 실적과 업체간 제휴 및 선택적 집중을 통해 향후 성장기반을 확보했는지 여부가 해당 기업주가의 결정적인 변동요인이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화증권 이성재 과장은 『가치성장형 인터넷기업의 경우 최근 들어 회원수가 급격히 늘면서 두드러진 매출신장과 함께 사업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해외 인터넷 전문업체들은 미디어 등 관련분야의 핵심기업들을 대거 인수합병(M&A)하면서 향후 성장잠재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파악했다. 그는 나스닥증시의 아메리카온라인(AOL)·야후·앳홈·아마존·라이코스 등이 이같은 사례로 주가 역시 6개월 이상 고공행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AOL의 주가는 지난 4월 160달러 이상 치솟은 이후 증시전반의 상황에 따라 다소 조정을 거치기는 했지만 현재까지도 12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아마존도 지난 5월 주당 100달러를 갱신한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지금은 80달러 이상 주가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 「ONSALE」 「EGGHEAD」 등 최근 하락세를 겪고 있는 인터넷기업들의 현주가는 최고가 대비 4분의 1∼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 과장은 『미국 증시에서 인터넷기업들의 주가는 수개월 가량의 조정과 옥석구분 과정을 거쳐 지금은 양극화되는 재편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해외동향이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증시에 파급되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국내 인터넷기업들의 주가도 조정단계를 거친 뒤 이원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