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보급확산과 더불어 사이버 영토확장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제3국 도메인을 거의 무상으로 분양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어 화제다.
현재 모 통신회사 인터넷사업부 실무자로 근무하고 있는 임종화씨(36)가 바로 그 주인공.
임씨는 우연히 발견한 「cc」라는 국가별 최상위 도메인(nTLD:National Top Level Domain)에 매료돼 지난 6개월 동안 거금 1억2000만원을 들여 2290개의 도메인을 확보했다.
cc는 인도양에 위치한 호주령인 코코스아일랜드에 부여된 nTLD. 27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이 나라는 인구가 650명에 불과한 탓에 남아도는 도메인을 전세계 네티즌에게 분양함으로써 그 수익금으로 섬의 재정을 충당하고 있다.
요즘 com이나 net으로 끝나는 일반 도메인(gTLD) 못지않게 주목받고 있는 nTLD를 보유한 퉁가(to), 아메리칸사모아(as)도 도메인 분양으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대표적인 섬나라들이다.
현재 임씨가 보유하고 있는 cc도메인 가운데 사업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도메인으로는 사이버클럽(cyberclub), 디씨클럽(dcclub), 박스오피스(boxoffice), 포천(fortunes) 등 전자상거래나 imt-2000,pda 등 정보통신, 그리고 이브(eve), 베이커리(bakery), 콘서트(concert), 호스텔(hostel) 등 일반 단어 등이 있다.
임씨는 봉이 김선달로 대표되는 기존 도메인사업자들과는 달리 도메인 판매를 통해 돈을 벌기보다는 사이버 영토확장에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애써 확보한 cc도메인을 희망하는 업체나 개인에게 도메인을 홈페이지 주소로 사용한다는 전제조건하에 등록에 소요된 실비(도메인당 100달러)만을 받고 넘겨줄 생각이다.
임씨가 기업에 인계하려는 주요 cc도메인으로는 비씨카드, 이랜드, 골드뱅크, 한빛은행, SK텔레콤, 엘지애드, 롯데리아, 현대정유, 포항제철, 주택공사, 한국전력공사 등을 꼽을 수 있다.
임씨는 「www.welcom.to」에서 to와 같이 지역적 의미보다 글자 자체가 갖는 의미가 주목받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cc의 경우 컨트리클럽의 약자로 불릴 수 있는 것을 비롯해 사이버클럽, 콜센터, 사이버컴퍼니, 컴퓨터센터, 크레디트카드 등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관련업종의 경우 요즘들어 포워딩(Forwarding)사업이 발전한 만큼 기존의 com이나 kr를 고집하기보다는 cc를 도메인으로 사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게 임씨의 생각이다.
리디렉션(Redirection)으로도 불리는 포워딩기술은 네티즌이 홈페이지나 메일주소를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복잡하고 긴 주소를 간단한 주소로 바꿔주는 것으로 예컨대 「chanho.cc」를 입력하면 원래 홈페이지인 「www.chanhopark61.com」으로 바로 연결된다.
임씨는 앞으로 cc도메인을 활용해 URL이나 E메일 포워딩사업, 무료E메일사업, 정보제공업 등 여러 가지 관련사업을 전개할 가칭 도메인월드를 설립할 예정인데 이 회사를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사업별로 협력업체를 모집해 위탁운영할 계획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