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 인력시장 이슈-어수봉 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부 교수>
미국 정보통신협회는 최근 「향후 10년간 정보기술(IT) 분야에서 1000만명 정도의 인력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대적 교육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물론 「현재의 인력으로 충분하며 오히려 남아돈다」는 반론도 없지 않지만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를 차지한다.
미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IT인력시장에서의 이슈는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급증하는 시장의 요구수준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 문제는 미국 의회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다. 시장의 빠른 변화는 IT 인력수급 예측을 어렵게 한다. IT 관련 직업이라 해서 모두 다 주목받는 것이 아니며 그중에는 흔히 말하는 3D업종도 존재한다.
두번째는 좀 더 다양한 그룹으로부터 재능있는 인재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효율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주류인종인 백인들이 IT분야를 장악하고 있는데 이들은 직업이 세분화하면서 힘들고 단조로운 일은 회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직종에 필요한 인력을 위해 약 400만명에 이르는 제3국의 인력들이 존재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수급이 안되면 IT산업이 붕괴할 수 있다는 위험론도 대두되고 있다.
세번째는 기술교육 제공문제이며 네번째가 교육의 방법론에 대한 문제다. 미국내 대학이나 학원을 보면 커리큘럼이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너무 세분화하고 특화된 커리큘럼은 오히려 비생산적이라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충고도 나오고 있다.
끝으로 용어나 직종에 대한 구분이 전체적으로 통일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환경을 쫓아갈 수 있는 언어나 용어, 그리고 직종의 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는 일은 비슷한데 직업에 대한 명칭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미국의 IT 인력 현황조사에 따르면 세계 IT시장의 인력이 96년 1억3000만명 정도였으며 오는 2006년 1억5000만명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4% 정도의 인력증가가 예상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시스템분석가가 최고의 유망직종으로 꼽히고 있다.
<국가 연구과제 진행현황과 과제-강순희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지난 9월부터 노동부의 연구과제로 「신산업분야 직업훈련 수요조사 및 프로그램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산업인력공단·한국기술교육대학교·한국노동연구원 3개 기관이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과제는 내년 2월 마무리될 예정이며 현재 중간결과로 30개 산업에 총 905개 직종을 선정했다.
이번 조사는 총 7단계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우선 국내외 유명 직종분석자료, 직업훈련기관의 훈련직종, 취업상위직종 등을 기초로 산업연구원(KIET)의 산업별 전문가(20명) 및 분야별 전문연구기관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15명)의 추천을 통해 1차로 3000여개 직종을 취합했다. 이 가운데 중복·유사직종을 통폐합해 다시 1700여개 직종을 도출했다.
이를 산업별로 분류해 직종선정의 적절성 검토를 거쳤다. 이 작업에는 산업별 전문협회 및 자문위원들이 참여했고 이렇게 해서 30개 산업별로 총 905개 직종이 선정된 것이다. 905개 직종 가운데 IT관련 직종은 70개다.
이 자료를 기반으로 현재 30개 산업별로 공업고(100개)와 전문대(100개)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중이다. 이번 자료는 기초적인 1차 분류 직종으로 좀 더 연구가 필요하며 포럼에 모인 전문가 및 현장 실무자들의 조언도 참고할 것이다.
향후 계획은 905개 직종을 성장성·고용규모(고용효과), 매력도면에서 더 검토해 이를 바탕으로 다시 400개 직종을 선정하고 훈련가능성, 훈련필요성 등을 감안해 300개 유망직종으로 추려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100여개 직업훈련기관(100여개)들의 현장 수요조사를 통해 직종위원회에서 50개 직종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발전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이번 신직종 연구를 통해 전문인력 양성 교육의 효율성을 기하고 인력수급 정책의 기초자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일종의 직업구분표(Job Tree)를 만들 것이다.
직종 분류, 특히 IT와 같이 빠르게 변하는 산업에서는 직업의 전문성이나 다양성이 크기 때문에 좀 더 광범위하고 종합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실제 산업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IT분야 기업인들의 의견이 큰 도움이 된다. 이번에 선정한 IT분야 70개 직종도 그런 점에서 현장 전문가들의 검토와 조언이 기대된다.
<통계로 본 IT직종 변화-한태인 정보통신진흥협회 조사연구실장>
97년말부터 불어닥친 IMF하에서 98년 한해 전체 산업은 0.8%의 생산 감소를 가져온 반면 IT산업은 전년대비 14.2%라는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으며 구체적으로는 정보통신서비스가 1.4% 감소했으나 정보통신기기는 19.5%, 소프트웨어 산업이 7.4%의 성장을 나타냈다.
99년은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상반기 증가율을 그대로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IT산업 총규모는 102조원대를 형성, 전년대비 약 18%의 고속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IT산업 인력도 IMF체제하에 있던 98년에 전년에 비해 7.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99년은 경제회복과 함께 전년대비 3.2%(1만2000명)의 고용인력 증가가 예상되며 2000년에는 IMF 이전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 연말이 되면 IT산업만 놓고 볼 때 95년 규모의 2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다.
부문별 인력확대 요인을 보면 정보통신서비스의 경우 이동통신서비스 수요확대, 데이터서비스 시장 급부상에 따른 부가통신서비스 확대, 인터넷 성장에 따른 전자상거래·정보제공업 활성화로 올해 지난해 대비 9.0% 고용증대가 예상된다.
정보통신기기의 경우 이동통신서비스 수요확대에 따른 컴퓨터 및 주변기기 관련 인력, 반도체 및 TFT LCD 관련 기술 발전에 따른 CDMA 단말기 내수와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하반기 신입사원 충원에 따라 98년 대비 0.9%의 고용증대가 예상된다.
그리고 소프트웨어산업의 경우 올해 3.0% 증가한 고용수요가 있을 전망이며 데이터웨어하우스(DW), 전사적자원관리(ERP), 전자상거래, 멀티미디어 관련 인력의 수요가 증가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IT 관련 인력은 올 연말에 총 100만명 정도로 예상되며 이는 전체 경제인구 1500만명 중 0.6%에 불과하다.
10여년 전에는 워드프로세서를 잘 하면 돈을 더 주었고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컴퓨터를 만지면 전산수당을 주었다.
그러나 이제 기술의 융합, 직종의 융합이 발생하고 있고 그 중심에 컴퓨터가 있다.
이러한 추세는 가속화할 것이며 이에 따라 새로운 직종의 탄생이 잇따를 것이다.
세계화, 국제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50년대 세계 총생산 중 수출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5%가 수출물량이다.
개도국의 경우는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이른다. 국제화한 세계는 상호 의존성을 갖기 때문에 한 국가의 경제체제는 전세계에 영향을 준다. 보건기준, 노동기준, 제품의 품질관리 등 과거에는 개발국가에 국한됐던 사항들이 점점 국제화하는 현실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노동시장 역시 국제화할 것이며 그렇게 되고 있다. 벌써부터 고급인력을 둘러싸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고급인력이 특정국가나 지역으로 몰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우리의 교육환경도 이제 국제 환경에 발맞춰 나가야 한다.
우선 노동시장의 국제화에 따라 교육내용의 표준화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교육내용의 표준화란 두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하나는 대학과 같이 공공기관에서 인력을 양성하고 이후 양성된 인력에 인증을 해주는 교육과정에서의 표준화를 추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가 자격증과 같이 최종 결과에 대한 표준화다.
대학교육은 더욱 전문화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어수봉 교수가 미국의 예를 들며 너무 특화돼 있는 것이 비생산적이라고 했지만 기초교육도 중요하지만 여전히 전문화한 교육의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또 지금은 민간 교육기관들이 대학과 같은 공공교육기관과 경쟁하는 상황이다.
초중고생들은 점수받으러 학교에 가고 실제 공부는 학원에서 하는 실정이다. 대학도 이런 저런 사설 학원에서 필요한 공부를 하고 대학에서는 졸업장만 받아가는 현실이다. 이를 무조건 나쁘다고 볼 것만은 아니고 상호 윈윈의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자격증의 경우도 이제 특정국가나 지역에 국한된 자격증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자격증이 생겨나고 또 이런 자격증이 더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국가에서 인증해주는 자격증보다는 산업체의 표준화한 자격증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자격증에 대한 국제화와 산업화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