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칩 테스트시장 떠오른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신호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혼합칩(Mixed Signal Chip)이 주력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를 테스트할 수 있는 장비가 속속 상품화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일반적인 디지털 데이터와 음성 등 아날로그 데이터를 같이 처리하는 혼합칩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각광받으며 대량 생산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라 테라다인·휴렛팩커드·슐럼버제 등 업체들이 국내에 이들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장비를 잇따라 내놓으며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거의 형성되지 않았던 국내 혼합칩 테스트 장비시장이 올해 1500만달러 규모를 형성, 진입기에 접어드는 데 이어 내년에는 2500만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한국테라다인(대표 장홍조)은 우선 지난 98년 발표한 「카탈리스트」 제품으로 올해 말부터 영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장홍조 사장은 『지금까지는 반도체업체들이 테스트용으로 제품을 구매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그러나 내년부터는 양산에 따른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존 제품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타이거」를 내년 중반 이후 출시, 시장을 장악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휴렛팩커드(대표 윤승기)는 최근 복합칩을 테스트할 수 있는 「HP93000」 시리즈를 내놨다. 이 시리즈는 저가를 표방한 「C」 모델과 고성능에 초점을 맞춘 「P」 모델로 나눠 업체들이 용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한국휴렛팩커드의 한 관계자는 『이들 제품이 디지털전용 「HP83000」과 아날로그전용 「HP94000」 등 기존 제품의 장점을 모아놓은 것으로 혼합칩 테스트에 최적화된 성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슐럼버제(대표 이형연) 역시 올해 초 출시한 「EXA2000」 제품의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의 염동현 이사는 『이미 국내의 한 업체에 제품을 납품했다』며 『초기 시장진입이 중요한 만큼 다른 업체들을 대상으로도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슐럼버제는 내년 시장점유율을 20∼30% 정도로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내년에 「RDX200/400」 등 성능이 향상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